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또다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지칭하며 한국 방문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이번 한국 방문 때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그(김 위원장)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난 열려 있다"며 "그가 연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는 많이 갖고 있지만 전화 서비스는 많이 갖고 있지 않다"며 "인터넷 말고는 방법이 별로 없다. 하지만 그는 내가 온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회동에) 100% 열려 있다.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은 문답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려면 뉴클리어 파워로 인정 받아야 한다고 주장 중인데 이에 대해서도 열려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들(북한)은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무기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고 나는 그들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하지만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뉴클리어 파워로 인정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 난 그들이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공식적인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s)' 용어를 사용한 적은 없지만 지난 1월20일 취임 당일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칭했고 지난 3월에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비핵화 집념" 포기와 북핵 관련 "현실을 인정"할 것을 미국과의 사실상의 대화 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24일 발언은 '현실 인정' 관련 북한 요구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깜짝 회동이 재연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번 순방에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에 회담 초대를 보내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서 말한 게 유일한 요청이었다고 덧붙였다.
미 ABC 방송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1기 때보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절박감을 덜 느끼고 있어 2019년과 같은 즉흥 회담이 이번 순방에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와 밀착했고 김 위원장은 지난달 중국 열병식에선 중·러 정상과 나란히 서 우호를 강조했다.
방송은 일부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북한이 우크라전 종전에 대비해야 해 미국과 대화 필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전용기에서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관세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협상이 "마무리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그들(한국)이 준비됐다면 난 (타결) 준비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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