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납치·살해된 한국인 대학생이 경북 예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구·경북 전역에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이 학생과 유사한 경로로 캄보디아에 나간 30대 남성들이 잇따라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외 리크루팅을 빙자한 ‘조직적 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3일 여러 매체에 따르면, 숨진 대학생 A 씨는 같은 대학 선배 B 씨의 소개로 캄보디아에 출국한 뒤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사망했다.
경찰은 B씨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이며, 이 사건이 단순 개인범죄가 아닌 ‘해외 기반 금융범죄 네트워크’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B 씨의 윗선을 추적 중이며 조직은 계층적으로 나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국내에서 인력을 모집해 해외로 송출한 뒤 불법 금융거래나 보이스피싱, 인신감금 등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통신기록과 금융 계좌 추적을 통해 국내외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문제는 피해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에서는 “돈을 벌겠다”며 캄보디아로 떠난 30대 남성 C씨가 실종 상태로, 경북 상주에서도 지난 8월 19일 출국한 30대 D씨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주에서도 지난달 중순 실종된 30대 E씨가 캄보디아로 향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비슷한 피해는 전북·충북·강원·광주·제주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경찰은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 모집이 사실상 범죄 조직의 인력 포섭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4일 외교부는 최근 2년 간 캄보디아 현지에서 연락이 두절 된 한국인이 8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에서의 한국인 대상 범죄는 단순한 ‘보이스피싱 인력 모집’ 단계를 넘어, 인신매매와 불법 금융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과 국제 공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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