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의 한 당직자가 당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쓴소리를 한 지 한 달만에 돌연 사직했다.
이 당직자는 10일 도당 출입기자들에게 "도당 당직을 내려놓게 되었다"며 "작년 늦은 봄부터 시작해 어느덧 계절이 여섯 번 바뀌었다. 계절의 변화만큼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고 저에게는 인생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는 말로 당을 떠나는 변을 짤막하게 전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에 중앙당의 성비위 파장과 관련해 "2차 가해를 멈춰달라는 조국 비대위원장의 문자메시지를 봤다"며 "늦었지만 정말 기다리고 있던 말이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며 4가지 직격제안에 나선 장본인이다.

혁신을 내건 제3정당에서 나온 쓴소리인데다 발언의 당사자가 한 달만에 돌연 당을 떠난다는 점에서 당시 고언(苦言) 내용이 세간에 재소환되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이 당직자는 "우선 표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성비위'가 아니라 '성범죄'라고 불러야 한다. '성비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사건의 중대성이나 법적 책임을 흐릴 의도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또 "사건 접수 후 조치까지 지연됐다는 지적, 가해자가 탄원, 재심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두둔으로 비칠 수 있는 행태들이 있었다고 알려졌다"며 "사실이면 2차 가해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원점 재조사를 주장했다.
나아가 "술집 면접 사건도 사안의 심각성이 비추어 경미하게 처리되었다는 의혹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절차·사실·책임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 노래방 사건도 은폐·축소 의혹을 남김없이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래방에 참석했던 당직자들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더욱 우려되는 점은 노래방 사건이 알려지면서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싸잡아 비판하는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당직자는 "작년 5월 전북 시군을 돌며 '당원의 지혜를 구하는 대화마당'을 진행했는데 남원에서 '마음이 울림이 있어서 생애 최초로 정당에 가입했다'라는 당원이 있었다"며 "그런 마음들이 지금 하나둘씩 낙심하고 당을 떠나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해당 당직자와 혁신당 전북자치도당은 모두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도상 전북도당위원장은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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