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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광주시장 선거는 누가 유리하나" 무등산에서도 정치 얘기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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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광주시장 선거는 누가 유리하나" 무등산에서도 정치 얘기로 '가득'

광주시, 2년만에 정상 개방…군사보안 이유로 외국인 출입 제한 '아쉬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굳게 닫혔던 무등산 정상부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활짝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저마다의 염원을 안고 정상에 오른 3800여 등반객의 발걸음으로 이날 하루 무등산은 그야말로 뜨거운 '용광로'였다.

▲9일 광주 북구 금곡동 원효사 가는 도로에 길게 주차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가운데 등산객들이 걸어가고 있다.2025.10.09ⓒ프레시안(김보현)

◇정상 향한 3800명 발걸음마다 "광주 발전 염원"

이날 무등산 정상 개방은 광주시가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기원하고, 시민들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년 만에 마련됐다.

새벽부터 시작된 산행길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찼다. 탐방객들은 서석대에서 군부대를 거쳐 지왕봉으로 이어지는 특별 개방 코스를 따라 오르며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무등산의 장엄한 비경을 눈에 담았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시민들과 함께 정상까지 걸어 올라 "무등산 정상 개방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긍심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시민들의 염원이 모여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는 전력·토지·인재 양성 시스템이 모두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관계자들이 무등산 정상 개방 행사에서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5.10.09ⓒ광주시

◇"문인 북구청장도 나온다면서?"…정상에서 펼쳐진 '정치 1번지' 민심 토크

등산로에서 문인 광주 북구청장을 마주친 한 시민이 "젊은 시의원들도 버스 타고 오던데 대단하십니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문 구청장과 김동찬 광주경총 부회장 등 지역 인사들도 시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걸었다.

정치 1번지 광주의 민심은 정상에서도 뜨거웠다. 천왕봉 인근 부대 정문 공터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시민들은 문 구청장을 보자마자 내년 선거 판세를 논하기 시작했다. "문인도 나온다면서? 지금 민형배가 유력한가?", "박균택(국회의원)은 안 나오나?", "강 시장은 재선할 수 있나"라며 저마다의 분석을 쏟아냈다.

정상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부에는 통제를 위한 군 간부와 병사들, 등산객 건강과 안전을 위한 119구급차와 대원들이 비상 약품과 함께 대기 중이었다. 실제 이날 목교 구간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산악구조대가 투입되기도 했다.

지왕봉과 천왕봉, 서석대 등 주요 지점마다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긴 줄이 늘어섰고, 공군 부대 앞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로 병목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무등산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부대에 복무 중인 아들을 면회 온 한 가족은 정상 부근에서 김밥과 추석 음식을 나눠 먹으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고 방송국 카메라들은 가을 정취와 시민들의 들뜬 표정을 담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9일 광주 무등산 지왕봉을 향하는 등산로에서 문인 북구청장과 관계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2025.10.09ⓒ프레시안(김보현)

◇"세계 지질공원이라면서요?"…문턱 넘지 못한 외국인들

시민들의 염원이 모이는 축제의 장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벽도 존재했다. '군사보안'을 이유로 한 외국인 출입 통제 조치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칼리씨(40대)는 "사람들이 많이 가길래 따라 올라왔는데, 입구에서 외국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너무 아쉬웠다"며 "차별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칼리씨는 목교 인근에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광주에서 수십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인 A씨(50대)는 "무등산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광주의 명소인데 가장 아름다운 정상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등산이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이라는 국제적인 타이틀을 가졌으면서 정작 '세계인'의 출입은 막는다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난 2023년 같은 문제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이 제기됐고 당시 광주시는 "외국인 인권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시정을 약속한 바 있다. 2년 만에 같은 차별이 반복되자 한 인권 활동가는 지난 5일 또다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9일 등산객들이 무등산 인왕봉과 군부대를 향하는 등산로를 타고 있다.2025.10.09ⓒ프레시안(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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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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