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을 앞둔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3일 전남 화순 사평면에서 '벼깨씨무늬병' 피해가 확산되고 수확기 논들이 불타는 듯 병들어가자 미온적인 정부대응에 분노한 농민들이 벼깨씨무늬병 논을 갈아엎었다.
지난 1일 농식품부가 현장 피해 전수조사도 하지 않고 정밀조사로 피해 현황과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종덕 의원에 따르면 벼깨씨무늬병은 8월 중순부터 창궐해 피해 면적은 9월 16일 전국 벼재배면적 67만7597ha중 2만9711ha에서 10월 1일 3만6320ha로 피해가 확산됐다.
벼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전남은 14만2443ha 중 10%가까운 1만3337ha가 피해면적으로 나타났고, 전북 1220ha에서 4432ha로 경북도 4650ha에서 7281ha로 피해면적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작년보다 5배가 많고 평년보다 3배가 많은 피해면적이고 전북은 작년대비 약 2배, 경북은 약 5배가 높은 피해면적을 나타냈다. 전국적으로도 작년보다 피해면적인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종덕 의원(진보당, 비례)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농민들 분노를 키우고 있다”며 “농식품부는 현장에 나와 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수확 전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인 전 의원은 깨씨무늬병이 확산되자 9월부터 피해 현장 방문과 농민간담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농식품부에 피해 전수조사와 농업재해 인정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전 의원은 “3일부터 연휴가 시작돼 열흘간 행정 공백이 발생하고 연휴가 끝나면 바로 수확에 들어가는데 수확이 끝난 빈 논에서 피해조사 할 거냐”며 “농식품부는 즉시 피해 전수조사에 나서 추석 전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해 동안 땀 흘려 지은 농사를 갈아엎을 만큼 농민들 심정은 절박하다”며 “더 늦으면 농업재해로 인정되더라도 피해보상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농가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 농민들도 “농식품부가 현장은 와보지도 않고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며 “10월 중순이면 사실상 피해조사가 어려운데도 피해 조사는 하지않고 정밀조사 하겠다는 정부 대책이 한심하다”고 분노했다.
또, “오죽하면 추석을 앞두고 1년 동안 애써 키운 벼 논을 갈아엎겠냐”며 “농식품부는 더 이상 농민들 분노 키우지 말고 당장 현장에 나와 피해조사 실시하고 농업재해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전종덕 의원은 “작년 벼멸구에 이은 깨씨무늬병 피해는 기후재난 경고”라며 “달라진 기후와 농업 현실에 맞게 농업재해 범위를 확대하고 기후농정으로 전환해 상시적이고 구조적인 농업재해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