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핵심 실세였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을 제공받고 국가 정책에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야당 말살"이라며 법원의 영장 발부 결정을 비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전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이라며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돌이켜서, 수사에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의 가장 강력한 형태인 위증교사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된다고 밝히면서도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영장을 기각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는 야당 대표여서 위증교사를 하고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면죄부가 발부되던 시대라면, 지금은 야당인 것 자체가 죄"라며 "성실히 수사에 임했고 불체포특권까지 포기했던 야당 (전직)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결국 특검의 여론몰이식 수사에 대해서 법원이 협조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판사 출신(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마디로 참담하다"며 "지금 국회에서는 우리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사법부가 먼저 알아서 드러누운 상황이 전개돼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원래 수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꼭 필요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영장을 발부하는 것이 타당한데, 오히려 지금 특검에서는 소설을 창작하듯이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송 원내대표는 "구속영장이 떨어졌지만 권성동 의원에 대한 기본적 인권, 방어권은 충분히 인정돼야 한다"며 "당장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은 아직 없고 의원들과 상의해서 당 행동 지침을 만들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영장 발부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며 자신의 구속은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영장을 인용한 재판부 역시 민주당에게 굴복했다. 집요하고 우악스러운 사법부 길들이기 앞에 나약한 풀잎처럼 누웠다"며 "이제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 당은 단합과 결기로 잘 이겨내달라"며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원랜드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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