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 정치권의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완주·진안·무주)이 4일 김관영 전북도지사와의 방송토론에 응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사실상 두 사람 간의 정책 대결이 예고된 셈이다.
안 의원은 4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해 주민 간 갈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공론화 없는 주민투표만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찬성을 주도하고 있는 김관영 지사와 지역 방송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토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달 군산에서 완주로 주민등록을 옮기며 통합 추진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안 의원의 토론 제안은 이에 대한 사실상 맞대응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구도의 조기 점화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유력 후보가 방송토론을 통해 전면 대결 구도를 띄운다면, 그 자체로 여론 주도력을 확보하는 데 적잖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통합 논의가 아니라, 향후 도정 운영의 철학과 방식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은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해소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통합 추진은 결국 주민 사이에 깊은 분열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권이 마음을 모아 공론화의 장을 열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의원은 자신이 제안한 ‘전북형 100만 메가시티’ 구상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전주·완주·익산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과 산업클러스터, 공공기관 분산을 통해 전북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광역경제권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정헌율 익산시장이 새만금익산김제를 잇는 철도 구상을 발표했는데, 이런 흐름과 방향이 맞닿아 있다”며 “정 시장과도 직접 만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완주군과 전주시 간 통합 논의는 지역 방송사 토론을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5일부터 7일까지 전주KBS, 전주MBC, JTV 등에서 우범기 전주시장과 유희태 완주군수가 출연하는 토론회가 예정돼 있어, 주민 여론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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