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색상 논란과 관련해 신속하고도 이례적인 사과를 내놓으며 '시민 중심 행정'을 다짐했다. 공직자들은 '변명' 대신, 빠른 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 그리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3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시장은 "신속한 지급을 위해 추진한 일이었지만, 해서는 안 될 행정이었다.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였다"고 지적하며 "광주시가 행정안전부와 논의한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우리 행정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기자회견 직후 간부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행정이 뿌리내릴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지 어젯밤 내내 심란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논란의 발단은 소비쿠폰 선불카드에 명확한 금액 구분이 가능하도록 색상이 구분돼 있다는 점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형편이 드러난다'며 불쾌감을 표했고, 곧바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증폭됐다.
책임 부서인 광주광역시 경제창업국 주재희 국장은 내부 업무망을 통해 "광주시가 인권을 시정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도시라는 위상을 훼손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카드에 스티커를 부착해 금액 구분을 없애고, 조속히 동일 디자인의 새 카드를 제작·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받은 카드도 미사용 상태라면 언제든지 교체 가능하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사건을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시스템의 오류'로 인식하고 전면적인 개선에 나섰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자치단체 공직사회도 크게 놀랐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시민 신뢰 회복이다. 반면교사 삼아 단계별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전 공직자가 하나된 마음으로 상처받은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겠다"고 밝혔다.

논란 속에서도 시민들은 성숙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처음엔 화가 났지만, 시장이 직접 나와 변명 없이 사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걸 보니 신뢰가 생겼다"며 "행정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실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이제라도 더는 논란이 없도록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사안을 시민 중심 행정이 작동하는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진정성 있는 대응이 얼마나 빠르게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