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화재가 차량과 가전제품 등 일상 속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본부장 이오숙)는 최근 10년간(2015~2024년) 도내 여름철(7~8월) 화재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화재 2만722건 가운데 여름철에만 2841건이 발생해 전체의 약 13.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차량 화재는 여름철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분석 기간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는 총 2803건이며, 이 중 487건(17.4%)이 7~8월에 몰렸다.
월별로는 7월 239건, 8월 248건으로, 전체 화재에서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8.1%, 16.3%에 달했다.
화재 원인은 △기계적 요인 1049건(37.4%) △전기적 요인 686건(24.5%) △부주의 418건(14.9%)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름철에는 엔진 과열, 배선 고장, 냉방장치 이상 등 차량 내부 장치의 고온 노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소방본부는 “직사광선을 피해 주차하고, 냉각수·배터리·전기배선 상태를 사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차량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차량 내 라이터, 보조배터리 등 인화성 물질은 고온 환경에서 폭발 위험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화재도 여름철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전기기기 화재는 총 1007건으로, 이 중 195건(19.4%)이 7~8월에 발생했다. 특히 8월에는 전기기기 화재만 107건으로, 해당 월 전체 화재의 7.1%를 차지해 연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기기별로는 에어컨이 132건, 선풍기가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여름철 두 달간 에어컨 화재는 64건(7월), 68건(8월), 선풍기는 26건(7월), 39건(8월)으로 집계됐다. 전기기기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 83건(43%) △부주의 50건(26%) △기계적 결함 39건(20%) 순으로 나타났다.
전북소방본부는 “멀티탭 과부하, 장시간 가동, 실외기 주변 먼지 방치 등 생활 속 부주의가 화재의 주요 원인”이라며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은 피하고, 특히 취침 중 에어컨 장시간 가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중 화재 발생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전 9시부터 정오 사이였다. 10년간 이 시간대에 발생한 화재는 총 492건(17.3%)으로, △11~12시 180건 △9~10시 161건 △10~11시 151건 순으로 집중됐다.
소방본부는 “아침 시간은 업무 개시, 전기제품 가동, 조리 등으로 활동량이 늘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 점검은 소홀해지기 쉬운 시간대”라며 “공공기관은 업무 시작 전 전기·가스 설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가정에서는 외출 전 콘센트와 가스밸브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여름철은 단순히 기온이 높은 시기가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화재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라며 “에어컨, 자동차, 멀티탭 등 익숙한 것들에 대한 사소한 점검이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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