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검찰 수뇌부 인사로 발탁된 이들이 "신뢰받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바뀌지 않으면 검찰은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진우(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지검장은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며 "구성원과 합심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검찰의 주어진 소임을 제대로 또 바르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반발에 대해선 "첫 출근 날이고 인사를 드리는 자리"라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사례가,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더 악화했다"며 그간의 검찰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님 말씀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씀드리는 것은 공직자의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바르게 검찰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정 지검장은 '지난 정권과 가까운 인사란 의견도 있는데 지명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가 중심을 지키고 바르게 일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껏 검사 생활을 해왔다"라며 "저에 대한 평가는 평가하는 분들의 몫이고, 그런 비판이 있다는 부분은 겸허하게 귀 기울여 듣겠다"고 했다.
정 지검장은 검찰 내 '비(非)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지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춘천지검장, 서울북부지검장을 역임했다.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도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 출근하는 길에 "바뀌지 않으면 검찰은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 비교적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정 지검장보다 보다 강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임 지검장은 "검찰은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라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검찰은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반발에 대해서는 "수십 년 동안 있던 일"이라며 "한때 존경했던 검찰 선배(윤석열 전 대통령)가 내란 수괴로 조사받고 있는 모습에 참담해야 할 후배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고, 그때 우리 검찰이 잘못 평가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저는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배경이 얽힌 인사'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저를 바라보는 분들이 서있는 곳에 따라 바탕색이 달라보이는 거라 생각한다"며 "10여 년간 내부고발자를 하며 있던 일이라 감수해야 할 것 같고 진심은 앞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임 지검장은 대전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다 지난 1일 법무부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승진·전보 인사에서 동부지검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오랜 기간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윤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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