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라늄 공장의 폐수가 방류됐다는 보도에 대해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 특별 실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북한 공장 폐수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며 비판했지만, 윤석열 정부 때도 방수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일부는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폐수 문제 우려와 관련하여, 정부는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관계부처 합동 특별 실태조사'를 내일(4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해양수산부·환경부가 합동으로 실시하는 이번 특별 실태조사는 북한 지역에서 유입되는 예성강 하구와 가장 가까운 강화도 및 한강하구 등 10개 정점에 대해, 우라늄, 세슘 등 방사성 및 중금속 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앞으로 약 2주간의 분석 과정을 거쳐 모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일부는 이러한 조사가 2019년에도 이뤄졌는데, 당시에 비해 이번 조사는 보다 확대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9월 2일 원안위는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해당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서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보도한 데 대해 "국민 우려 해소를 위해 강화도 인근 6개 지점의 해수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특이사항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원안위는 "지난 8월 23일 강화도 인근 6개 지점의 해수를 채취하고, 이와 비교·분석하기 위해 서해안 5개 지점 해수 및 한강수 1개 지점을 채취하여 우라늄(U-238) 농도를 분석"했다며, "강화도 인근 해수의 우라늄 농도는 서해에 비해 낮으며, 한강에 비해서는 높게 측정됐다. 해수의 우라늄 농도는 강물보다 높고, 강화도 주변 해수는 강물과 혼합되는 지형적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분석결과는 특이사항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사는 2019년 6곳에 비해 더 많은 10곳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 역시 2019년에는 우라늄으로 한정했지만 이번에는 우라늄과 세슘, 중금속 등의 수치도 조사할 방침이다. 참여 기관도 이전에는 원안위에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해양수산부와 환경부가 원안위와 함께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시된다.
통일부는 "조사가 이번 일회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매월 감시를 지속하는 등 정기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계부처 협의체를 지속 운영하여 수시 소통해 나감으로써 국민적 우려 사안에 대해 즉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주재 하에 원안위와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대책을 논의했다. 통일부는 "유관기관 간 협력을 통해 북한 우라늄 정련공장을 포함하여 북한의 핵 활동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분석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면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26일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은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에 '평산 우라늄정련공장 가동 늘고, 폐수 방류도 증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위성으로 살펴본 결과, 북한이 핵무기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서 핵 무력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최근 평산 우라늄공장에서 생산 활동이 늘고 있고 침전지 폐수 방류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북한 우라늄 폐수에 침묵, 이재명 정부는 선택적으로 분노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야당 시절 후쿠시마 오염처리수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맞춰 방류되었으나 끊임없이 괴담 수준의 선동을 일삼아 왔다"며 일본 당국이 쓰는 용어인 '처리수'를 일부 가져와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예성강 핵폐기물 방류와 관련 현재 해양방사능 감시 항목 중 우라늄은 빠져있다. 이뿐만 아니라 검사주기도 1년에 2번에 불과하다"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한강과 서해안 일대에 방사능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검사주기도 상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공장의 침전지 폐수 방류 의혹은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10월 31일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학 실장은 6월 10일 '평산 우라늄정련공장 침전지 폐수 방류 포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10월 말 촬영된 고해상 위성사진(해상도 60㎝)에서 평산 우라늄공장의 침전지에서 폐수가 배수로를 통해 소하천으로 방류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2024년 10월 31일 위성 사진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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