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냈던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이임사에서도 비상계엄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사건이었다면서 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27일 국방부 차관 이취임식에 참석한 김선호 직무대행은 "군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따져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은 우리 군이 지켜야 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 직무대행은 "군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정치가 개입하게 되면 그 본질을 깨뜨릴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그러한 사태가 벌어질 때 중요한 리더의 위치에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그것을 막지 못하고 그런 것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지금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결과로 성실하게 자기 직분에 충실하게 임해왔던 여러분들의 노력이 희석되고 빛을 바라게 된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떠나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여러분들한테 리더로서 해야 될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그러나 또 과거는 또 과거이고 우리가 해야 될 미래가 있다.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에 있어서 본연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방부가 저는 그 보호의 역할과 그 입장의 역할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힘드시겠지만 군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들이 주저하거나 또 고민스러워하지 않도록 나름대로의 의사결정과 정책 결 앞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주시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두희 신임 국방부 차관은 "김선호 차관님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그동안 오로지 국가를 위하고 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헌신해 주신 김선호 차관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다. 뜨거운 박수 부탁드린다"며 김 직무대행에 대한 예우를 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김 직무대행은 계엄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입장'을 통해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차) 계엄 발령에 관한 요구가 있더라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두희 신임 차관은 취임사에서 "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 군은 한미 동맹 기반의 억제 능력을 확고히 하면서 국익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국방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하겠다"며 "AI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압도적 군사력을 건설하고 K-방산 역량 강화와 방산 수출에 힘쓰며 장병들의 복무 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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