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가 제20회 제주포럼 4·3세션에서 '사령관의 그림자' 상영회·GV를 개최해 4·3의 아픔을 재조명했다.

사령관의 그림자는 2024년 개봉한 다니엘라 푈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소장이었던 루돌프 회스의 아들 한스 위르겐 회스와 손자 카이 회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아니타 라스커-발피시와 그녀의 딸 마야 라스커-발피시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연구소는 일반적인 홀로코스트 소재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가 생존자 자녀의 트라우마, 가해자 자녀가 안고 살아가는 죄책감, 화해의 지난함 등 현재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제20회 제주포럼 4·3세션과 연계해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다니엘라 푈커 감독의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상영회에는 다니엘라 푈커 감독이 직접 참여했으며, 임흥순 감독, 오동진 평론가, 최호근 고려대학교 교수, 고지예 4·3연구소 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다니엘라 푈커 감독의 통역을 맡아 현장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청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감독과의 GV에서 질문을 던지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제주4·3에서 보기 힘들었던 가해자와 피해자의 직접적인 만남은 기존의 인식을 뒤엎은 매우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피해자인 아니타 라스커-발피시의 태도가 4·3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진 점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4·3은 가해자들이 반성은커녕 대화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가해자 후손들의 트라우마까지 미리 걱정할 수 있겠는가. 좀 성급한 게 아닌가에 대한 물음이다.
제주4·3연구소는 이에 관해 “4·3은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올해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며 "문화의 힘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시기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4·3기억의 보존’과 ‘후세대 전승·교육’을 위해 앞으로 4·3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생각해보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사령관의 그림자'는 현재 국내에는 미개봉되었으나, 쿠팡플레이를 통해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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