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마감 결과 지난 20대 대선보다 하락한 모습을 보인 반면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20%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상승하는 대조를 이뤘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지지층 결집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마감된 21대 대선 사전투표 마감 결과 전국의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1542만 3607명이 투표를 마치며 34.74%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의 36.93%보다 2.19%p 낮은 수치다.
이같은 전체적인 투표율 하락 분위기 속에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지난 대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전남은 56.50%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20대 대선의 사전투표율 51.45% 보다 5.05%p 높은 수치다.
이어 전북 53.01%로 20대 대선의 48.63%보다 4.38%p 높았고, 광주도 20대 대선의 48.27%보다 3.85%p 높은 52.12%를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오른 곳은 호남 3곳과 제주(35.11%)뿐이다.
당초 정치권은 이번 대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은 빗나갔다.
사전투표 도입 이후 신분증만 지참하면 어느 곳에나 참여할 수 있는 편리성과 임시 휴일인 본투표때 쉬려는 직장인들의 심리가 결합돼 투표율 상승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시종일관 네거티브로 점철됐던 대통령 후보 토론에 대한 실망감, 여기에 선관위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까지 터지면서 유권자들의 발길이 주춤해 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호남지역 유권자들은 '응징하라'는 문구와 함께 투표 인증샷을 SNS에 올리며 투표 참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이지만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이 투표율 제고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또한 선거 초반과 달리 선거운동 후반부로 갈수록 보수층 결집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도 서둘러 투표소로 발길을 옮기는 요인이 됐다.
전남에서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민주당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최근 김문수 후보와 손을 잡은 점도 지지층 결집에 기여했다.
이번 호남지역 사전투표율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2·3 계엄세력 응징의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숨죽여 기다렸던 민심이 한꺼번에 표출됐다. 국민의 분노와 희망을 가슴깊이 새긴다"면서 "마지막 본투표까지 투표 독려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정현 국민의힘 호남 총괄선대위원장은 "호남의 사전 투표율이 높은 것은 위기감의 반증일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재명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김문수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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