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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인가, 지시인가"…광주교육청 '오월버스' 운영에 현장 교사들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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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인가, 지시인가"…광주교육청 '오월버스' 운영에 현장 교사들 '부담'

교사 "사실상 압박…안전문제도 우려" vs 교육청 "신청 기반 자율 운영"

광주광역시교육청의 5·18체험교육 '오월버스' 사업을 두고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자율성과 책임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자발적인 신청이라기보다 학교 단위 압박에 가까웠다"고 말하는 반면 시교육청은 "신청 기반의 자율 운영이며 참여율도 높다"고 반박한다.

'오월버스'는 학생들이 국립5·18민주묘지 등 사적지를 직접 탐방하며 5·18광주정신을 체험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4~5월 운영되며 학교당 최대 4대의 45인승 전세버스를 배정받아 하루 6시간 이내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사업과 관련 지난 17일 5·18민주묘지에서 만난 광주지역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과 민주묘지를 방문했지만, 체험학습에 대한 책임 부담 때문에 교사들이 꺼리는 분위기"라며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급하고 차량도 지원해주긴 했지만, 교사 입장에선 '가야만 하는 행사'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는 "지난번 체험학습 사고로 교사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로 교사 개인이 사고나 책임 문제를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면서 "시교육청에서 5·18 관련 예산을 주며 가라고 떠미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국립5·18민주묘지 1묘역에 광주 학생들이 오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참배하고 있다ⓒ프레시안(김보현)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오월버스는 4~5월 동안 총 100대를 목표로 했지만 88대 운영에 그쳤다. 교육청 추산 3000여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월버스는 학교 신청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미달이 발생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올해 88대 이상 신청이 들어왔지만 체험학습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취소 문의가 들어와 줄어들게 됐다"며 "법적·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예정으로, 내년부터는 더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교조 광주지부는 "신청 미달로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교장단을 통해 간접적인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발성이 훼손된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선 교사들은 체험학습 문제의 핵심은 안전의 책임 소재에 있다는 입장이다.

백성동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은 "현행 개정안은 학생안전 업무를 담당할 인력풀을 교장에게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고 교육감 책임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사고 발생 시 교사 책임을 명확히 면책할 수 있는 조례나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교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체험교육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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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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