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나는 5월의 희생자"라고 자처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김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고 적고 참배에 나섰다.
그는 윤상원 열사와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고, 박관현 열사 묘소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기자들에게 "제가 박관현 열사가 사망한 뒤 그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독방에서 1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며 "그 방에 들어갈 당시 교도관이 '여기서 죽지 않으려면 조심하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오월 정신은 남을 미워하거나 공격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는 희생 위에 피어난다"며 "그 숭고한 뜻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방문에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박대출 사무총장,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이날 참배에서 감정이 격해진 5·18 단체 회원과 대학생 등이 "내란세력은 광주를 떠나라"고 외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 후보와 지도부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전남·전북 합동 현장 선대위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순천이 처가라 광주·전남 민심이 얼마나 냉랭한지 잘 알고 있다. 참배하러 온 사람에게 험한 말을 쏟아붓는 걸 보면 참 역사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1980년 삼청교육 대상자로 지목돼 해고·수배·수감의 고초를 겪은 나는 5월의 희생자"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입법·사법·행정권력을 모두 틀어쥔 독재정당의 위협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자리에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은 이재명 1인 전체주의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광주시민들이 피로 지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 당 일각의 5·18 왜곡 시도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국민의힘은 과거와 다르다. 권력의 독점을 견제할 균형 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도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며 "국민의힘이 과거를 반성하고 진정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호남에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 일정을 마친 뒤 전북 전주로 이동해 오후부터 본격적인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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