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전례 없는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의 상황은 수도권으로의 인구·경제 집중까지 더해져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인구 감소 및 지방 공동화로 인해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지방대학들이 존폐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각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히 대학의 재정 보완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들을 우리 사회 및 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나갈 수 있는 소중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프레시안>은 이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대학 현장의 실태와 정책 방향 등을 짚어보기 위해 '지방대학, 외국인 유학생 유치 현주소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1. 위기의 대학, 유학생 유치 정책 실태 및 진단
2. 학업포기·불법체류 등 부작용 차단 장치 마련돼야
3. 대학-유학생-지자체 등 상생 사례와 발전 방안

우리나라는 인구 절벽을 넘어 국가 존립 위기까지 거론되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했다.
초저출산과 학령인구 급감은 대학, 특히 지방대학의 존폐를 위협하고 있으며,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쏠림 현상은 지역경제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복합적 위기 속에서 주목해야 할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단순한 재정 보완 수단을 넘어, 유학생은 지역에 정착하고 산업과 사회의 활력을 불어넣는 미래 인적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은 유학생을 지역 인재로 육성해 국가 경쟁력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학생 유치 시스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일부 대학의 무분별한 유치와 브로커 개입으로 학업 포기, 불법체류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이로 인해 유학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까지 확산하며, 관련 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출산율 저하는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은 현실화됐고, 수도권 대학조차 신입생 미달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는 고등교육 체계 붕괴, 지역경제 침체, 지방 소멸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수를 2027년까지 30만 명으로 확대하는 ‘Study Korea(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 확대를 넘어서 유학생의 지역 정착과 산업 연계, 생활 정주 지원까지 포괄하는 국가 전략이다.
지방대학의 경우도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 이상 내국인 학생만으로는 존립이 어려운 만큼, 지자체와 협력해 유학생 유치→교육→취업→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JB 유학생 15,000 이룸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유학생 유치에서 나아가 한국어 교육, 지역기업 취업 연계, 정주 지원 등 상생형 모델을 추구한다.
충청북도 역시 대학-지자체-기업이 협력하는 정주형 유학생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맞춤형 교육과 정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역 버디 프로그램, 기업 탐방, 공동체 봉사활동 등이 유학생의 조기 이탈을 줄이고, 지역 정착을 돕고 있다.
건국대학교 국제협력센터 이동만 센터장은 “불법체류 사례가 없는 대학에 대해 비자 발급 기준을 완화하고, 정주 비자 확대, 취업 매칭 프로그램 도입, 지자체의 생활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유학생 유치를 통해 내국인 학생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의 혁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유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위기는 단지 교육이나 지방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 감소, 고령화, 사회보장제도의 재정 압박 등 전방위적인 국가적 위기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기적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부족한 이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이라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한 ‘이방인’이 아닌,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미래의 국민’이자 ‘동반자’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고등교육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미래는,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