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93% 득표 목표” 내건 민주당 전북도당…현실성 있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93% 득표 목표” 내건 민주당 전북도당…현실성 있나

“도민 목소리는 다양해졌는데”…몰표 전략에 ‘현실 외면’ 지적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모습.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시한 ‘전북 93% 득표율 목표’에 대해 현실을 외면한 발상으로 과도한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당 선대위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진짜 대한민국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전북에서 기록한 93% 득표율을 다시 실현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원택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북이 다시 한 번 역사적 선택을 통해 대한민국 대전환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득표율 목표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치적 과신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전북에서 기록한 92.28% 득표율은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과 지역 정체성의 결집이 극대화됐던 특수한 상황에서 가능했던 결과였다. 이후 2002년에 치러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전북에서 다시한번 90%가 넘는 91.58%를 기록했다. 이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고향임에도 80%의 벽을 겨우 넘겼고 2017년 대선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가세한 3자구도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가 64.84%를 얻는데 그쳤다.

최근 여론조사도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한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5월 12~13일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이재명 후보는 호남권(광주·전북·전남)에서 7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각각 80%, 77%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와 관련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전북에서 얻은 실제 득표율(82.98%)과 비교해 소폭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선거 당일에는 여론조사보다 높은 득표율이 나오는 경향이 있고, 여론조사에서 응답을 하지 않은 유보층이 실제 투표에선 집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다당제 체제와 유권자층의 분화가 뚜렷해진 지금,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90% 이상 득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전북의 정치 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보수 정당의 득표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한편, 진보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도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40대 도시 유권자 사이에선 민주당에 대한 회의와 견제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주시 완산구의 한 40대 주민은 “과거와 달리 90% 넘는 지지를 바라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정치 전문가들 역시 “다당제 체제에서 한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9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은 정치적 독점과 과도한 충성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실질적인 비전과 정책을 통해 도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이번 ‘93% 득표’ 발언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북도당은 “도민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골목골목 민심을 듣겠다”고 밝혔지만,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은 오히려 도민과의 거리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권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는 높은 득표율 자체를 정치적 충성의 지표로 삼는 전략이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93%’라는 득표율 목표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민주주의의 다양성과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