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이 대형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잿더미로 변한 폐허 속에서 약 3천만 원 상당의 귀금속이 발견돼 주인을 찾아간 훈훈한 사연이 전해지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청송군 산불 피해 주택 철거를 맡은 배창수 송보건설 대표다.
13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배 대표는 지난 11일 청송군 진보면 후평 2리 소재, 산불로 전소된 한 주택의 잔해를 정리하던 중 불에 녹아 형태가 거의 알아보기 어려운 귀금속들을 발견했다. 금반지, 목걸이, 돌 반지 등으로 추정되는 물품들이었다.
그는 이를 곧바로 청송군청과 해당 주택의 이재민에게 알렸고, 소중한 물품들은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갔다.
귀금속의 주인은 이번 산불로 전 재산을 잃은 김정순 씨(74, 여)였다. 김 씨는 자식들의 결혼 예물과 손주들의 돌반지 등 평생의 추억이 깃든 귀금속들을 모두 잃은 줄 알고 절망에 빠져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철거 현장 주위에서 노심초사 하고 있는 터였다.

김 씨는 귀금속을 돌려받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직하고 따뜻한 분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잿더미 속에서도 사람의 온기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배창수 대표는 “불에 타고 무너진 집을 정리하며 마음이 무거웠다. 그 속에서 무언가 남아 있기를 바랐고, 그것이 이렇게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청송군 관계자는 “산불 피해 복구는 고된 작업이지만,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지역민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다”며 “청송은 자연재해 속에서도 따뜻한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청송군은 산불 피해 이재민들의 조속한 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 복구, 폐기물 처리, 생활지원 등 다방면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잿더미 속에서 되살아난 소중한 기억들과 그것을 찾아준 이웃의 손길은, 시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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