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오는 7일 오후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만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단일화 속도·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당 지도부에 대해 '단일화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공개 촉구했다.
김 후보는 6일 밤 낸 입장문에서 "후보는 내일 18시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밝히며 "이 약속은 후보가 제안했다.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 후보 측도 이날 밤 언론 공지에서 "한 후보와 김 후보는 내일 18시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언제나 열려 있으며,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측에 일임했다고 이미 여러 번 말씀드린 바 있다"고 회동 예정 사실을 확인했다.
김 후보의 전격적 회동 결심과 발표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 일정을 조속히 밝혀달라"는 압박이 나오는 등 자신의 단일화 의지가 의심받는 상황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됐다.
김 후보는 또 회동 사실 공개와 함께, 대선후보로서 당헌에 따라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겠다며 "내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불필요한 여론조사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당 대표 권한대행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께서 스스로 하신 약속을 다시 한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김 후보를 겨냥하며 "전 당원께 의견을 여쭙겠다. 내일(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특히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논하기 전에 국민과 당원에게 드린 약속이 우선"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 한덕수 후보를 먼저 찾아보겠다는 약속, 그 약속을 믿고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 이제 와서 신뢰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자당 대선후보에 대해 유례 없이 강한 압박을 하기도 했다.
당무우선권이랑 국민의힘 당헌 74조에 규정된 "대통령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는 내용을 말한다.
김 후보는 권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의 반발에 대해 여전히 당무우선권 발동 입장을 내세우면서, 여론조사 중단 지시와 함께 "당 지도부는 더 이상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 시각부터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후보가 주도한다"며 "당은 즉시 중앙선대위를 중심으로 대통령 후보를 보좌해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김 후보와 당 지도부·주류 그룹은 한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시기·추진방법·인선 등을 놓고 이견을 빚어왔다. 먼저 김 후보 측은 경선기간 김문수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새로 임명해 단일화 협상을 맡기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당 지도부는 이양수 현 사무총장이 이미 단일화 밑준비를 해오고 있었다며 이 총장 유임을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우선 국민의힘 선대위를 구성하고 후보인 자신을 중심으로 한 후보뿐 아니라 개혁신당·새미래민주당 등 다른 정당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당 지도부와 주류 그룹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선대위 구성도 그 다음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사무총장 교체 구상을 좌절시키고 의원총회를 열어 △단일화 로드맵 공개 요구 △당 전국위 및 전당대회 개최 △단일화 찬반 당원 여론조사 시행 등을 밀어부치자,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 일정 도중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 서울로 올라가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실상 대선 파업까지 선언,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다. (☞관련 기사 : 김문수 "대선후보 일정 중단"…국민의힘 '단일화 내홍' 절정)
김 후보는 일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느냐"고 당 지도부를 거세게 비난했다. 특히 전국위 및 전당대회 소집에 대해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일정 중단 이후 소셜미디어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공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터뷰는 홍 시장이 "당무우선권은 대선 후보의 (당무) 전권 행사"라며 "당무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김 후보는 현재의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고 말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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