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당 지도부와의 갈등 끝에 대선후보로서 일정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6일 포항·영덕·경주 등 경북 지방을 방문하는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저는 국민의힘 후보로서 대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았고 단일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도 분명하게 보여드렸지만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게속 거부하고 있다"고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어 "기습적으로 전국위, 전당대회도 소집했다"며 "이는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당 대선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느냐"고 지도부를 비난하면서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 서울로 올라가 현안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와 당 지도부·주류 그룹은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시기·방법을 놓고 이견을 빚어왔다.
김 후보 측은 경선기간 김문수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새로 임명해 단일화 협상을 맡기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당 지도부는 이양수 현 사무총장이 이미 단일화 밑준비를 해오고 있었다며 이 총장 유임을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우선 국민의힘 선대위를 구성하고 후보인 자신을 중심으로 한 후보뿐 아니라 개혁신당·새미래민주당 등 다른 정당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당 지도부와 주류 그룹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선대위 구성도 그 다음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하고 그 단일화가 어떻게든 11일까지는 완료되어야 된다"며 "김 후보께서 스스로 하신 약속을 다시 한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자당 대선후보인 김 후보를 정면 겨냥하기까지 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 당원께 의견을 여쭙겠다. 내일(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논하기 전에 국민과 당원에게 드린 약속이 우선"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 한덕수 후보를 먼저 찾아보겠다는 약속, 그 약속을 믿고,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 이제 와서 그런 신뢰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도 더 이상 우리 당과 우리 후보를 믿지 않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권 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김 후보가 일정을 예정한 대구로 내려가 김 후보를 만나려 했지만, 김 후보가 경북 일정만 마친 채 대구에 들르지 않고 서울로 올라오자 발걸음을 돌렸다. 한 후보도 이날 대구로 김 후보를 찾아가 만나려 했으나 김 후보의 일정 중단 소식을 전해듣고 서울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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