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전북을 찾아 '한풀이'하듯 '전북 관련 공약'을 술술 풀어냈다.
이 후보가 이날 전북에서 쏟아낸 공약은 그동안 꽉 막혔던 전북의 '숙원사업'이 한순간에 숨통이 확 트이는 공약발표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주 제3금융중심지' 도약과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소' 추진이다.
이 후보는 "전주는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를 조성해 '제3의 금융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연금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고 기금운용본부까지 국민연금 바로 옆으로 이사왔지만,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정치권에서만 현란하게 말이 오갈 뿐 요원하기만 했다.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 전북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지만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조용했다.
이 후보는 이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3년 여 만에 다시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서 또 다시 전북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꺼내든 것이다.
또 하나의 전북 최대 관심사는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이다.
이재명 후보는 "새만금 해수유통(새만금 호수 수질 개선를 위한 수문 개방)을 확대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조력발전소 건설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선 23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재명 후보의 새만금 방문에 대한 논평'을 내고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RE100 실현, 탄소중립 거점공간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새만금사업의 최대 현안이었던 '해수유통'의 길이 드디어 열릴 가능성이 최대한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 단체는 전날 논평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민심은 이제 민주당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사회개혁과 체제전환에 대한 기대를 담아내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민주당의 텃밭이자 안방인 전북에서는 새만금사업이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을 가르는 기준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지방권력을 독점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 오만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비판을 벗어던지고 전북지역의 정치사회 구조 혁신을 선언하려면 그 시작은 새만금 전환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 이 후보가 과감히 수용하는 형식이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새만금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새만금이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지임을 공식 선언했었다.
하지만 바로 뒤를 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새만금을 이차전지 특화지구로 만들었고, 태양광 재생에너지 사업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새만금을 찾은 이재명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태양광 산업에 무슨 비리가 있지 않냐면서 관련 업체를 온 동네 쑤시면서 3년을 허비했지만 그 3년을 보상할 수 있도록 더 빠른 속도로 재생에너지 사회로 신속히 진입해야겠다"고 말하면서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새만금'은 그 자리에 수십 여 년 째 가만히 있는데 정책은 선거 때마다 돌고 돈다.
'이재명'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는 순간은 비단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만이 아니라 그가 약속했던 '지역발전 공약'을 이뤄내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지난 3년 여 전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함께 묻혔던 숱한 '국가균형발전' 공약을 다시 꺼내 들었으니,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임기 안에 차질 없이 추진하고 이뤄내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전북도민은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에 대한 공약이 단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을 꾀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헛된 구호에 그치지 않고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재명 후보는 전북을 찾기 하루 전, 페이스북에 "호남은 위기의 순간마다 나라를 지켜온 자존의 땅"이라는 글을 남겼다.
전북은 '자존의 땅'이기도 하지만 2023년 8월 새만금 잼버리 대회 이후 치욕적인 불명예를 안고 있는 상처 입은 땅이기도 하다.
한 환경단체가 지적했듯이 '새만금의 전환'은 전북지역의 정치사회 구조 혁신과 맞물려 있다. 유권자들은 표를 주기도 하지만 심판하기도 한다. 그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이날 전북도민에게 했던 약속이 그대로 이뤄지고 추진되기를 또 다시 기대해 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