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익산시에 사는 K씨는 지난 17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과장을 사칭한 사람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K씨는 자금검수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자신의 통장에 보관 중인 1억6000만 원을 계좌이체했고 곧바로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평생 벌어놓은 돈을 한순간에 뜯긴 것이다.
이틀 뒤인 19일 오후 1시 30분 경에는 익산시의 A식당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이 식당의 B사장은 군부대라며 전화로 도시락 60개를 주문 받을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도시락 주문과 함께 1800만 원어치 상당의 전투식량 120개를 구매하겠다며 송금 대납을 요구해 해당 금액을 고스란히 뜯겼다.
다시 이틀 뒤인 21일 에도 익산시의 다른 곳에서 비슷한 피해가 이어졌다.
C휀스철망에 전화한 군부대 사칭인은 보병여단 군인이라며 300만 원어치의 휀스철망 100개를 주문한 후 추가로 방탄복을 구매해야 한다며 송금 대납을 요구해 2회에 걸쳐 1920만 원을 이체해 달라고 한 후 이 돈을 편취했다.
대도시 위주로 발생해온 음식점·상가 대상 '노쇼'와 송금유도 수법의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가 지방의 중소도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신종 사기는 △지방의 중소도시 상인을 대상으로 한 점 △전화로 소액을 우선 구매해 환심을 사는 점 △송금 대납 요청 등 잘 짜여진 각본을 활용하고 있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군부대 또는 군인을 사칭해 음식점이나 상가에 대량 주문을 한 뒤 연락을 끊거나 송금 대납을 유도하는 신종사기 수법이 증가하자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가 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해당 사기 수법은 마치 군부대에서 대규모 주문을 하는 것처럼 접근해 업주의 신뢰를 얻은 후 '한 번에 계산할테니 다른 물건값을 대신 송금해달라'는 방식으로 금전을 편취하는 수법을 쓴다.
예약 후 연락을 끊는 이른바 '노쇼(N0-Show) 방식'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것이 특징이다.
익산서는 이 같은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지역 상인 대상 안내 전단을 배포하고 유사한 접근 방식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상가 밀집지역 순찰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예방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익산서는 또 지구대·파출소에서도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및 유사 사기 예방을 위해 홍보 현수막을 게시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등 방문 홍보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박성수 경찰서장은 "공공기관이나 군부대는 개인에게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의심스러운 요청을 받은 경우 반드시 해당 군부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익산경찰서(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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