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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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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강창일 전 주일대사] 병든 사회의 치유, 올바른 한 표에서 시작된다

▲.ⓒ강창일 전 주일 대사

지난 5개월 동안 우리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을 목도했다. 너무나 많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져 머릿속이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온 듯하고, 악몽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국가기관인 검찰은 법이라는 이름 아래 마구잡이로 인권을 탄압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스스로가 절대 권력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의 계엄령 논란, 반(反)탄핵 운동, 윤석열의 뻔뻔함, 체포 불응, 재판정에서의 파렴치한 언행, ‘계몽령’ 사태, 김성훈 경호차장의 버티기와 검찰의 불기소, 한덕수 대통령 권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서부지법 폭동, 탄핵 재판의 불확실성과 윤석열 파면 선고, 한덕수 탄핵과 복귀, 이완규 법제처장 헌법재판관 지명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수많은 국민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뉴스를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일이 지난 5개월 사이에 벌어진 것이며, 그중 일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탄핵당한 윤석열 정권의 인사들이 반성 없이 여전히 활개 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절망에 빠졌다. 실로 기겁할 정도다.

그 사이에 국격은 무너지고, 경제는 붕괴되었으며, 사회적 혼란은 극심해졌다. 특히 국민의 심리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들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는 세상이다. 그릇된 행동임에도 확신에 찬 사람들의 과격한 움직임은 오히려 전율을 느끼게 할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비정상이 순리를 따라 하나둘씩 바로잡혀 가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품게 된다. 우리는 지금 더 나은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산고를 겪고 있다고 믿고 싶다.

이제 대통령이 탄핵되고, 6월 3일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이 얼마나 사회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 과정은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부를 선택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병든 사회를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이다. 인간에게는 양심(良心), 바른 마음(正心), 집단지성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 양극단으로 분열된 이 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하자.

정치(政治)는 본디 바름을 뜻하는 正治이다. 극단을 물리치고 중도를 향해 수렴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너그러움이다. 화쟁사상과 중도사상에 기초해 정치를 펼쳐야 한다.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토론과 대화, 협의를 통해 조화롭게 조정하고, 제3의 해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미 갈라질 대로 갈라져 있다. IT 문명시대가 ‘홀로 살기’, ‘홀로 세상’을 만들어내며, 자기 집착이 강하게 드러나고 극단화 현상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는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치유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는 우선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장하고 있는 세력은 발본색원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국가는 명령(令)이 바로 서야 하며, 그래야 법치에 의한 안정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요즘처럼, 종교를 빙자해 막말을 일삼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며 ‘배 째라’ 식의 무법 행위를 벌이는 전광훈 일당과 같은 존재들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는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현상이 아니라 병든 사회의 단면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법치를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

정치인들은 지금의 정치가 사회 불안을 키우고 국론을 분열시켜, 사회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 사회 통합은 이제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우리는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신중하고 소중하게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이 국가에 얼마나 큰 손실을 안겨주는지를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사회 대개혁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은 언제나 올바른 이들의 편에 선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병든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올바른 한 표의 행사는 무엇보다 절실하다. 위정자들 또한 지금의 상황이 국가적 위기임을 직시하고, 깊은 성찰과 함께 행동하며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국의 절박한 심정으로 정치에 임하기를 바란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과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영역이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 책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며, 그 다름이 곧 틀린 것은 아니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독재와 독선은 다름을 틀렸다고 몰아붙이며, 배척함으로써 사회를 양극단으로 몰아간다. 이는 병든 사회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가치나 이익의 차이는 갈등을 낳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를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타협과 협상, 조정과 합의를 통해 극단화된 사회를 되돌려야 한다. 소수는 다수를 존중하고, 다수는 소수를 배려해야 한다.

이 시대 최대 과제인 ‘국민 통합의 리더십’을 누가, 어느 집단이 진정으로 갖추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살피며, 우리는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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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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