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가 키우던 반려견이 윤 전 대통령 사저가 아니라 동물원에서 살게 됐다. 3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 논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강아지는 아무리 정상 간(선물)이라고 해도,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비난을 고스란히 돌려받게 됐다.
19일 서울대공원과 대통령기록관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 순방 당시 선물받았던 알라바이 2마리 '해피'와 '조이'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윤 전 대통령 사저가 아니라 서울대공원 동물원 견사에서 지내게 된다.
해피와 조이는 지난해 6월 한국에 도착했고 약 5개월간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 손에 키워졌다. 이후 같은 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 내 견사로 옮겨졌고 전담 사육사의 돌봄으 받고 있다. 알라바이는 최대 몸무게가 100Kg까지 나가는 대형 견종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평소 애견인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자신이 키우던 알라바이 두 마리가 사저로 가게 될지 설왕설래했다.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한 적이 있어 특히 관심을 모았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관저에서 계속 키웠고, 퇴임 후에도 사저로 데려가 키웠다. 그러나 사료비 등 관리 문제 등이 발생하고 정부가 위탁 사육 근거를 마련하지 않기로 하면서 문 전 대통령은 풍산개를 파양해야 했다.
큰 논란이 불필요했던 이 사안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키우는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고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정치적 공방 소재가 됐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도 강아지는 아무리 정상 간에 뭐 해서 받았다 해도 키우는 주인이 계속 키워야지. 주인이 바뀌면은... 강아지는 좀 일반 물건하고 다르죠. 오히려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라며 "(문 전 대통령이) 두고 가신다면 뭐, 저한테 주신다면 내가 잘 키우고... 그런데 글쎄, 우리가 아무리 그래도 동물을 볼 때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고 정을 자기한테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기르게 하는 것이 오히려 선물의 취지에 맞는 거 아니겠어요?"라고 반문했다.
당시 극성 친여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을 '개버린(개를 버렸다는 의미의 밈)'이라고 비난했다. 똑같은 논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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