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은 엿가락처럼 휜 도로를 따라 건물 간판과 가림벽이 어지럽게 내려앉아 처참한 모습이었다.
붕괴 사고 현장으로부터 약 300m 떨어진 양지사거리에서부터 출입통제선이 설치됐지만, 먼발치에서도 공사 현장의 크레인과 철제 기기 등이 기울어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붕괴 현장과 맞닿아 있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내부에서도 무너진 도로를 따라 방음벽이 줄지어 내려앉아 있는 모습이 보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통제선 주변에 모인 시민들은 "불안해서 어떻게 해", "아파트는 괜찮으려나"라고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사고 지점을 바라봤다.
사고 지점 부근에 운영 중인 사업장이 있으나, 진입하지 못해 걱정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도 있었다.

사고 지점이 담긴 사진을 보면 공사 현장 한복판이 지진이라도 발생한 것처럼 커다란 구덩이 형태로 내려앉으며 토사와 자재가 지하로 쏟아지듯 뒤엉켜 있는 상태이다.
사고 충격으로 바로 앞 왕복 6차선 도로도 무너져 내리며 아스팔트 곳곳이 갈라진 모습이다.
출입통제선 안팎으로는 경찰과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고 지점으로 이어지는 진입로는 모두 통제돼 경찰관들이 주행 중인 차량들을 대상으로 우회를 안내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연쇄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 18명 가운데 16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굴착기 기사 A씨는 연락이 닿았지만 지하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공사 근로자 B씨는 사고 발생 1시간 30여분이 지나도록 실종 상태이다.
공사 중이던 지하터널의 깊이는 30여m 정도로, 터널 바닥 아래로까지 땅 꺼짐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무너져 내린 공사 현장 바로 옆에는 식당과 자재상 등이 있는 2층짜리 건물 2개 동이 있었으나 이들 건물에서 보고된 인명피해는 없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실종자와 고립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인근 주민들의 경우 대피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박승원 광명시장은 "인근 지역 아파트와 주택 등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고 해당 주민들이 각 학교와 시민체육관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찰 및 소방 당국과 협력하며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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