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 날짜가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출마선언을 하거나 예고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흥행이 될 것같은 생각이 전혀 안 든다"며 일침을 가했다. 금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20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문제 등을 놓고 소신 행보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고 21대 총선 낙천 이후 탈당, 윤석열 대선캠프(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시절) 전략기획실장을 지내기도 한 인사다.
금 전 의원은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대담에서 "기본적으로 대선 경선에 나오는 사람들은 경선·본선에서 이겨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에서 나오시는 분들은 질 거라고 생각하고 나오시는 것 같다. '어차피 대선은 지는데 어떻게 이 기회를 통해서 이후에 위상을 올려보자'(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경선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내부에 계신 분들은 모르지만 밖에서는 관심도 없다", "아무 관심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며 "사실은 계엄을 해서 탄핵됐으면 정권교체가 되는게 맞다. 그게 책임정치 원리에도 맞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사실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설계를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얘기는 전혀 들을 수 없고, 지금 나오시는 분들은 '내가 저 사람보다 낫다' 이 정도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정한 반성, 최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입장 정리를) 하고, 지금 내란죄로 기소돼 있고 탄핵까지 당했으면 출당하는 정도의 모습은 최소한 보여야 뭘 할 수가 있다"며 "탄핵 반대-찬성 가지고 싸운다? 또 지난 대선 때 나왔던 분들에다가 심지어 '잡룡' 소리까지 듣는 분들도 나오고…. 너무 실망스럽다. 좀 뭔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힘이 가져야 할 입장에 대해 "제명을 해야 한다"며 "저는 '관저 정치'라고 메시지 내는 걸 보면서 '역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최고의 숨은 조력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몇 년간을 보면 민주당이 결코 잘하지 못했고 이번 현재 결정문에도 여러 가지 조목조목 지적을 해놨는데, 다만 윤 대통령이 너무 못하기 때문에, 계엄을 해버렸는데 어떻게 지금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만약에 민주당이 이긴다면 민주당은 굉장히 좋은 카드 하나를 들고 갈 것"이라며 "정국이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이상한 메시지를 낼 것이고, 그러면 (민주당은) '우리가 저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라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 공간에서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해 "지금 도대체 윤 전 대통령이 자기가 이런 메시지를 내면 누가 유리해지고 누구한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것은 못할 갓"이라며 "민주당을 가장 크게 돕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재명 대표도 속으로 되게 좋아하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친한계 인사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같은 대담에 나와 "본선에 올라가서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소명 의식과 의지를 가지고 나와야 되는 게 맞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얼굴 팔려고, 존재감 확인, 내년 지방선거 사전 홍보, 이런 식으로 오해를 살 만한 분들도 거론되니까 이게 경선 기탁금이 싸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런 부분에 대해 저희들이 좀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琴 "이재명 '개헌보다 내란종식', 8년 전과 똑같다. 믿기 어려워"
금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과 관련 "지금은 내란종식이 먼저"라고 소극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의심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는 "8년 전 이때쯤 민주당 내 개헌 연구모임이 있었는데 이 분들이 문자폭탄을 받았다. '우리가 이길 거 같은데, 문재인이 대통령 돼야 되는데 왜 개헌 얘기를 하느냐'(는 것이었다)"라며 "지금과 똑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날짜가 짧은데 개헌 논의를 시작하기는 어렵지 않느냐' 이런 지적에는 동의한다"며 "다만 문제는 뭐냐면 그런 정상적인 토론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헌 얘기를 꺼낸 사람들에 대한 거의 인신 모욕적 공격이 가해지고 있는데 그것을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안 막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가 어제 '내란 종식이 급하다'고 했는데 그때도 똑같았다. '적폐 청산이 급하다'"라며 "8년 전이랑 똑같다. '우리가 이길 거 같으니까 우리는 5년 해보겠다'는 것 아니냐. 믿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강성 지지층뿐만이 아니라 의원들이 나서서 조롱하지 않느냐. '국회의장 놀이 하지 말라' 이런 것을 그냥 두고보고 있다"고 민주당 지도부에 자제 촉구를 주문했다.
그는 이후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랑 똑같은게, 일단 제가 아주 불길하게 들은 것이 '내란 종식이 아직 안 돼서 그렇다'(는 얘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를 했지만 (이는) 도저히 그 당시 반대쪽에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별로 관심도 안 갈 정도의, 그냥 '내 꿈을 펼쳐라' 수준의 것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내놓고 '우리는 개헌을 위해서 했다'(고 하는 게) 똑같이 반복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1~2년 후에 분명히 공약을 할 것이고 (개헌안을) 낼 텐데, 문재인 정부 때 나왔던 개헌안처럼 정말 일방의 의견만 다 반영된 것, 어차피 안 될 것 내고 또 넘어가지 않을까"라며 "국민들이 한 번 속아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근식 위원장은 "개헌은 이재명 대표 빼고는 지금 민주당조차도 비명계 주자들, 민주당 출신 원로들, 전직 국회의장들이 다 동의하는 일관된 이야기"라며 "개헌의 절박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대표 한 명 빼고는 다 동의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대표나 지지자들은 우원식 의장에 대해서 정말 입에 담기 힘든 모욕을 주고 있다. 개헌을 이야기하면 내란 프레임으로 국민의힘을 공격해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전선이 흐트러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공격을 해야 되는데 개헌을 하면 국민의과 논의를 해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타도의 대상이 논의의 대상으로 전선이 바뀌는 게 싫은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몇 년 안에 개헌을 하겠다'는 정확한 이야기는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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