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충남 아산시청 시민홀에서 직원 월례모임과 함께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세현 시장 취임식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박경귀 전임 시장이 선거범죄(허위사실 유포)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치러진 재선거를 통해 다시 시장이 됐다.
잔여임기 1년 3개월을 채우는 시장이다 보니 갈 길이 바빠 취임식을 직원 월례모임과 함께 한 것까지는 의도가 좋았다.
하지만 월례모임 도중에 선거를 도왔던 캠프 인사들이 대거 단상에 올라 기념촬영을 한 행위는 누가 보아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객석에서 이들을 바라본 공무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 아산시청 공무원은 “월례모임이 끝난 것도 아닌데, 중간에 공무원을 앞세워놓고 선거캠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내 선거를 도왔으니 잘 기억하라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취임 이틀 만에 정책보좌관 정원을 늘리기로 한 부분도 논란을 만들고 있다.
아산시는 현재 운영 중인 정책보좌관(전문임기제·나급) 정원(2명)을 5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아산시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4일 입법예고했다.
이 또한 곱지 않게 바라는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선거캠프 인사 중 시청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많고 자리는 부족하니 ‘논공행상’을 위해 불필요한 증원을 한다”는 비난이다.
한 시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주변 사람 챙기는 일부터 하는 걸 보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자신하는 모양”이라며 “늘어나는 정책보좌관이 망가진 지역경제를 살릴는지 두고 볼 일”이라고 비아냥했다.
물론, 증원되는 전문임기제 정책보좌관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
취지대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갖춘 사람을 뽑아 올바른 정책결정을 돕도록 한다면, 많을수록 시민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누가 어느 자리에 간다더라’는 내정설이 파다한 상황에서, 이들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내정설이 불거질 때마다 인사권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오랜 기간 곁에 두고 지켜본 능력 있는 사람이고, 새로운 시정을 펼치기 위해 꼭 필요한 인재다. 절대 특혜가 아니다.”
박경귀 전 시장도 재임 시절, 측근 인사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말을 여러 차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로남불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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