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 구성안을 의결함에 따라 올 6월 21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전북 초토화'의 최악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판사 출신의 황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지낸 국민의힘 원로이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직후엔 비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전북에서는 18대 대선을 앞뒀던 2012년 말 당시 새누리당 대표를 맡아 전북 등 '호남 사막화'를 언급하며 개간을 위한 당 차원의 공력을 강조한 장본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새누리당 대표 자격으로 2012년 11월 8일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각계의 전북 인재 홀대 등과 관련해 "전북 등 '호남 사막화'가 확장되고 있다. 이럴 때는 척박해도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키워야 숲이 돼서 구름과 비를 끌고 오고 옥토가 된다"며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새누리당 내 인사 대탕평을 언급하며 "호남 몫이 3분의 1은 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황우여 위원장은 당시 "전북에 (새누리당 공약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이전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고 이듬해 실제 기금본부 전북 이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전북 보수층에서는 '전북통'으로 알려져 있는 황우여 선관위원장이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 관리와 함께 여권 취약지역에 대한 진중한 고민까지 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전북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파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반대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며 민주당 텃밭의 보수층 입지는 최악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수층은 "30년 동안 공을 들여 대선 과정의 보수 후보 지지율을 14%까지 끌어올렸는데 이것을 단 한 번에 모두 까먹게 됐다"며 "앞으로 조기 대선의 선거운동을 어떻게 할지 막막할 따름"이라는 푸념이다.

민주당 정통 텃밭인 전북의 보수 후보 지지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13.2%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4%를 확보하는 등 두 자릿수 안착을 넘어 점증세를 보여왔다.
이런 공든탑의 결과를 탄핵 국면과 대통령 파면을 통해 한꺼번에 까먹고 심지어 앞으로 10~20년은 민주당 텃밭에서 보수층이 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힘들 것이란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전북의 여권에 대한 민심 반발은 국민의힘 안에서 호남의 유일한 통로였던 조배숙 의원이 '탄핵 반대의 최일선'에 섰다는 점에서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전북 민주당은 이번 조기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전북 지지율을 90% 이상 끌어올려 '완벽한 대선승리'를 견인하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전북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촛불집회와 천막농성, 출퇴근 피켓시위, 서명운동 등 전면에 나서온 만큼 조기 대선 과정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통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견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에서 전북 대선 공약 등도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전북 민주당은 이미 윤 정부의 실책을 공격하며 텃밭 다지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 국회의원 7명은 7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윤석열의 지난 3년간 집권시기는 전북에 더욱 가혹한 시간이었다"며 "이제는 지역차별과 소외를 바로잡고 전북의 정당한 권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위기와 민주당의 공세 등 내우외란에 시달리는 가운데 민주당 텃밭인 전북 등 호남 공략에 어떤 방식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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