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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100일, 교신기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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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100일, 교신기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기고] 블랙박스 기록도 없어…국토부, 교신기록 공개해야

2025년 4월 7일은 온 국민을 충격과 비통함에 빠뜨렸던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급변하는 탄핵 정국 속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진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에 관해 누구도 묻거나 대답하지 않고 있다.

전남경찰청이 지금까지 제주항공 관계자를 비롯해 공항, 관제탑, 국토부 및 산하기관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음에도 사고 책임을 물어 입건한 자는 한 명도 없이 참사 100일이 되는 현재까지 내사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항공사고와 마찬가지로 블랙박스 기록을 통해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블랙박스(CVR, FDR)는 충돌 전 4분간 작동하지 않아 기록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시 사고 상황을 알 수 있는 유력하면서도 유일한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은 사고 항공기와 관제탑의 교신기록이다. 국회가 관제탑 교신기록 공개를 요청했으나 국토부에서는 조사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신기록의 공개와 관련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은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해당 또는 장래의 정확한 사고조사에 영향을 주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및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블랙박스 기록이 사라진 상황에서, 국토부가 '메이데이',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 교신 내용만 선별해 공개해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각종 음모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고 사고 원인과 관련없는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사고 원인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전체 교신기록의 공개가 시급하다. 사고 원인과 관계없는 개인적 발언이나 사생활 관련된 부분을 비공개 처리함으로써 제기될 우려는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미국·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는 사고 후 빠른 시간 안에 사고 원인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하고자 관제탑 교신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관제탑 교신기록을 일부만 공개하고 전체 교신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중대한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배제하고 참사의 유가족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인 14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여전히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기장이 매뉴얼을 어기면서까지 복행을 시도한 이유, 복행을 결정한 직후 갑작스럽게 유턴할 만한 긴박한 사정, 그리고 복행 중 올렸던 랜딩기어가 왜 내려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기장과 관제탑의 교신기록이다.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형 참사는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었던, 우리의 이야기다. 그 날의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우리는 계속하여 묻고 의심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조각이 아닌 전체의, 온전한 교신기록이 공개돼야 한다.

불행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상규명이 필수이며, 그 과정은 투명해야 할 것이다.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진상 규명의 길에 우리가 함께 해야 할 때이다.

*기고를 보낸 유한별 변호사는 '제주항공 피해자 유족 광주지방변호사회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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