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원칙 대응을 예고해 대규모 제적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복학 문제와 관련한 의대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들은 학교에 복귀하는 의대생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복학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다은 제35대 의예과 학생회장 등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 5명은 25일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의대생 복귀와 관련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며 리스트 작성 및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시 등이 이어지는 동안 학우 여러분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했다. 학생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전 학생대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학우 여러분이 서로를 배려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떤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고려대 의대 학우들이 동료로서 존중받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1학기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둔 이날 밤 복학 여부를 놓고 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결과는 2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울대 의대생들은 지난 1월에도 복학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복학 찬성 의견은 23%였다. 그러나 그 사이 정부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 증원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현재 각 대학이 미복귀 의대생에게는 학칙에 따라 제적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전보다 찬성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의대생 사이에서는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 후 휴학'으로 투쟁 방식을 변경하자는 의견도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대거 등록 후 휴학해 유급을 당할 경우 의대 정원을 증원 인원인 5058명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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