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소천면 각금마을에 마침내 전기가 들어왔다. 전기 없는 생활을 견뎌온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 실현된 것이다.
지난 3월 25일, 마을에 분전함 설치가 완료되면서 전력 공급이 시작됐고, 이제 주민들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각금마을은 소천면 분천리 산골 깊숙한 곳에 자리한 마을로, 한때는 70여 명이 함께 살던 마을이었다. 하지만 영동선 철도 건설로 진입 도로가 끊기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현재는 단 3가구만이 남아 외롭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도로, 수도, 가스는 물론 전기도 공급되지 않던 이 마을의 주민들은 그동안 비 오는 날에는 촛불에 의지해 생활하고, 생필품은 1시간을 걸어 등짐으로 날라야 했다. 외부와 단절된 채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온 주민들의 삶은 말 그대로 '전기 없는 불빛'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주민들은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후 8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요청했으나, 현장 조사 결과 도로가 없어 장비 반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설치가 무산됐다. 10월에는 봉화군과 한국철도공사에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여건상 전기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만 돌아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민원 제기와 현장 방문 요청 끝에 올해 1월 15일, 봉화군과 한국철도공사가 마을을 재방문해 실사를 진행했고, 결국 철도 노선 중 분천~승부 구간의 낙석 감시초소에서 남는 예비 전력 7kW 가운데 3kW를 끌어와 마을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비록 가정 한 채 분량의 소규모 전력 공급이지만, 전기가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주민들에게는 큰 변화이자 감격의 순간이다.
봉화군과 한국철도공사는 “앞으로도 주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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