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산불이 기승을 부리며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전남 순천시 송광면 천자암 화재 발생 당시 신속한 화재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는 산림과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처와 함께 지난해 개설된 임도가 피해 최소화의 결정적인 원인이란 진단이 나온다.
25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낮 12시 12분쯤 송광면 조계산 도립공원 내 송광사 천자암 부속건물인 요사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요사채는 스님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건물 뒷편에는 목조건물인 나한전이 있다. 나한전 바로 옆에는 천연기념물 제88호인 쌍향수(곱향나무)가 있어 자칫 문화재 피해까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신고 후 16분 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에 진화작업을 전개했다. 또 건물을 주저앉혀 불을 효율적으로 끄기위한 굴착기 투입을 순천시에 요청했다.
당시 상황을 체크하던 순천시는 인근 마을로 연락해 굴착기를 수배했고, 같은 날 오후 12시 45분쯤 화재 현장에 굴착기가 투입됐다. 공중에서는 진화헬기가 요사채 뒷편 산에 물을 뿌리며 산불 확대를 방지했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헬기 1대와 차량 16대, 인력 67명을 긴급 투입해 2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를 완료하고 산불로 확대를 막았다.
이날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8평 규모의 요사채가 모두 탔다. 다행히 인근에 있던 쌍향수는 화를 면했다.
이처럼 피해를 최소화한 것에 대해 산림전문가 A씨는 "소방과 산림당국의 적절하고 기민한 대처가 빛을 발한 결과"라며 "더욱 결정적인 것은 임도가 있어 신속히 소방차 등 장비와 인원이 투입돼 적절한 시간에 화재 확산을 방지하고 진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자암 임도(1.34km)는 순천시가 지난 2021년 4억 6000만 원을 들여 1.04km를 1차 준공했고, 2024년 2억 원의 사업비로 0.3km를 2차 준공했다. 투입된 예산 중 국비가 70%, 시비 24%, 도비는 6%다.
순천시에 따르면 임도는 산림경영과 산불예방 용도 외에 최근에는 레포츠 용도로 활용되면서 개설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순천시가 관리하는 임도는 64개 노선에 217km에 달하며 매년 10여 건의 임도 개설 요구가 있다.
올해 순천시가 확보한 임도 관련 예산은 32억 원으로 신설 임도 개설 5개소 5km, 구조 개선 40km, 풀베기 200km에 소요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임도의 경우 매년 8~9km 정도를 신설해왔으나 예산 문제가 걸림돌인 상황"이라며 "기후온난화에 따른 산불 위험 증가에 대비하고 산림경영을 위한 기반 시설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임도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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