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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사이비 종교단체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방영 이후 주춤했던 사이비 포교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상담을 가장한 포교는 물론 러닝크루 등 예체능 동아리, 인플루언서로 만들어주겠다는 기획사 등 청년들의 관심사를 활용한 포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일 <가대알리>가 사이비 종교단체 탈퇴자들로부터 받은 제보들을 종합하면, 최근 사이비 종교들은 대학교 개강을 맞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에 집중하고 있다. 맛집 탐방, 여행, 게임 등 예체능을 즐길 수 있는 대학생 연합동아리로 둔갑해 정체를 모르고 들어온 신입 부원에게 은밀히 포교하는 식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대학생들이 자주 쓰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포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사이비 종교단체는 최근 청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러닝' 문화에 맞춰 러닝크루를 만들고 유튜브에 '숏폼' 등의 콘텐츠를 올린다. 다른 단체는 SNS에 '그림묵상'이라는 개신교 그림 콘텐츠로 위장해 포교하고 있다.
연예인 기획사나 1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로 둔갑해 포교 대상자에게 "인플루언서를 만들어주겠다"며 접근하기도 한다. 해당 피해를 겪은 대학생 A 씨는 자신에게 접근한 기획사가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일삼은 교주를 둔 사이비 종교의 교리가 담긴 영상을 보게 했다고 <가대알리>에 전했다.
대학생 B 씨의 경우 인스타그램 사진동아리 계정에게 "사진과 관련한 전시회를 할 계획인데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사이비 종교인들에게 개인정보를 요구받았다. 또한 이들은 '자기계발 컨설팅'을 한다며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케 하거나 인문학 토론 강의라고 속인 뒤 종교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B 씨에게 포교활동을 벌였다.

사이비 종교들은 대학가에서 봉사 동아리나 심리상담 동아리로 위장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상담치료'를 가장한 포교활동도 한다. 이들은 1대1 매칭을 통해 나이대가 비슷하고, 심리적인 동질감을 유도하기 위해 같은 성별의 위장상담사를 배치한다.
상담업체로 위장하는 경우 '국제심리상담연구소' 등 공적 기관처럼 보이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접근한다. 이후 위장 심리치료로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뒤 '단체 후원자 강연', '심리 치유의 일환으로 종교를 소개하는 강연' 등 사이비 종교 강사의 강의를 듣게 하는 식으로 포교한다.
위장 상담사는 포교 대상자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개인적인 연락과 만남을 지속하며 일기장을 공유한다, 심지어 포교 대상자들의 또래까지 접근하기 위해 오늘 만난 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공유하게 만든다.
이들은 접근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계약서'와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해 부모나 지인들에게 상담을 비밀로 하고, 상담을 그만두면 사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압박을 가하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사이비와 관련 없는 동아리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연구자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가대알리>에 "위의 사례는 내담자의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을 위반하는 가스라이팅"이라며 "종교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다가 점차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 야금야금 접근하는 것은 일종의 행동형성(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작은 단계를 설정하여 행동을 발전시키는 방식식)을 사용해 사이비 종교 단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적으로 유도하는 것"라고 설명했다.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단체들은 자신들의 건물에 '(사이비 종교단체 이름) OUT'과 같은 문구를 써 정상적인 교회로 위장하고 있다. 일부 사이비 종교단체의 경우 포교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종교를 부정하는 말을 해도 된다는 내부 방침까지 세워 더욱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사이비 포교를 피하기 위해 해당 교리가 정식 종교들의 교리와 다른지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소영 바이블백신센터 전도사는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단체의 경우 성령을 '사람'이라 표현해 그 의미를 훼손하거나, 현실 세계의 사람을 구원자나 '신'과 동등한 존재로 묘사하는 교리를 가진다"며, "이런 내용을 들었을 시 즉시 사이비로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정민 가톨릭대 교목실장은 "보통의 사이비 종교단체는 개인정보 수집이 실적이기에 상세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며 "'성경공부' 등의 권유를 받았을 때 정식 종교에서 인증된 '성경공부'인지 인증된 주변 천주교 성당이나 개신교 교회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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