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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전 주일대사 "민주당 본래 '진보'로 내몰린 '중도보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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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전 주일대사 "민주당 본래 '진보'로 내몰린 '중도보수'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친민주 성향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도 보수론'을 꺼내들었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연합뉴스)

다소 의아했던 이 대표의 발언에 민주당내 유력 인사들의 동요가 표출되며, 내란 동조세력의 오명을 뒤집어 쓴 국민의힘 못지 않게 민주계에선 예상치 않은 파장이 감지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는 '진보진영'에서 서민과 중산층 대변자로 전환하기 위한 민주계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최초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창일 전 주일 대사는 '본래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며 '우익 언론이 극우파(국민의힘)를 보수라 탐칭하며 분칠해 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파면과 조기 대선이 유력해진 시점에서 터진 '중도보수론'의 지각변동에 대해 본지는 이재명 대표와 대면하고 온 강창일 전 주일대사와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다음은 강창일 전 주일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프레시안: 이재명 대표가 '중도보수론'을 꺼내 들었다. 배경이 무엇인가?

강창일 전 주일대사: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대중 정당이고 보수정당이다. 본래 국힘당은 우측으로 많이 가 있었고, 민주당은 가운데에 위치한 중도보수였다.

본래 진보를 서구의 개념으로 정리하면 이념 정당인 계급 정당이다. 이들은 진보정당이며,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한다. 녹색당, 진보당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그간 민주당에 의해 설자리가 여의치 않았다.

프레시안: 그러면 민주당의 이념은 무엇인가?

강창일 전 주일대사: 서구에선 부르지아(bourgeois)를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인 보수정당이라 부른다. 그리고 귀족이나 왕들의 계층인 왕당파가 있다. 지금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중도보수 정당이 맞다. 역사적으로 중도보수를 '부르지아'라 불렀고, 민주당 또한 그렇게 명명돼 왔다.

프레시안: 현재 국민의힘은 어떤 정당인가?

강창일 전 주일대사: 국힘당의 본색은 이번 윤석열 탄핵 사태로 반민족 정당임이 확연히 드러났다. 친일 정당이며 반민주 정당이다. 너무 우측으로 갔고, 박정희, 전두환 등 반민족 집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점에서 보면 현재 계엄을 옹호하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는 반민족, 반민주, 반평화 정당임을 실토한 것이요, 극우 파시 정당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듯하다.

프레시안: 국민의힘이 '보수'를 자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강창일 전 주일대사: 당초 1990년대까지 정치권은 민주와 반민주 세력 간 싸움이었다. 이승만을 필두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에 이르는 공화당과 자유당, 민정당의 뿌리가 현재 여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독재 정당의 DNA가 내포돼 있다. 그러나, 민주 사회를 열망하는 중도보수 세력들이 투쟁을 통해 얻어 낸 게 현재의 민주당이다. 결국 40년을 투쟁한 끝에 1987년에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다.

프레시안: 보수와 진보의 논쟁 배경은 무엇인가?

강창일 전 주일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보수 중에서도 우파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보수 좌파에 속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보수 우파 진영은 더욱 설 자리가 없어졌다. 이때부터 보수 우파 언론이 나서서 김영삼 정권을 계승한 극우파 세력을 '보수'로 칭하며 프레임 전환에 열을 올렸고, 급기야 보수 좌파를 종북 세력으로 몰아 분칠해 버렸다.

결국, 보수 우파 언론의 분탕질로 인해 보수 좌파는 본연의 이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진보 진영으로 내몰렸고, 진정한 진보 세력인 노동당, 진보당, 녹색당 등은 보수 좌파(민주당)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프레시안: 현재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최소한의 법 질서 마져 무시하며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강창일 전 주일대사: 현재 국힘당에는 한동훈 등 건전한 보수 우파 세력들이 있고, 이들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극우로 치닷는 국민의힘을 건전한 정당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만일 국민의힘을 지금 상태로 놔둔다면 전광훈, 주옥순 같은 극우 세력에 휘둘리게 되고, 일부 부유층과 아첨꾼이 판치는 정당으로 전략하고 말 것이다. 이렇게 극우화 된 국민의힘의 몰락은 자명하다.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중도보수(민주당)' 정당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

강창일 전 주일대사: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폭력과 폭압, 총칼을 앞세운 극구 우파들에 의해 침탈되어왔고, 노동자는 물론 서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면서도 '중도보수'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극우 언론과 극우 우파세력에게 떠밀렸던 민주당의 이념을 이제는 되돌려 놓을 때가 됐다. 대한민국은 둘이 아니고, 하나의 공동운명체다. 또한 민주당은 어느 계층과도 화합하는 '중도보수파'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2004년 총선에서 제주시 북제주군 갑 선거구에 출마해 첫 내리 4선 신화를 이룬 민주계 거물 정치인이다.

1969년 제주 오현고등학교 3학년 신분으로 서슬퍼런 박정희 독재 정권에 맞서 3선 개헌 반대 데모를 주도하다 대통령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선고 유예처분됐다. 5년 후인 1974년에는 반유신 투쟁 데모를 벌이다 민청학련에 언루돼 10년형을 받고 투옥된 뒤 순천교도소에서 수감 중 형집행정지로 가까스로 풀려났다. 2013년에 모두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받았다.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주일대사로 임명됐으며, 현재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동지회 상임대표와 아시아평화역사연구소 이사장, 제주미래연구소 고문을 역임하며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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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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