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 등 최근의 우클릭 또는 실용주의 행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민주당은 처음부터 보수파"라며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이 대표 옹호 논리를 폈다.
이 원장은 27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의 '중도보수 선언' 논란에 대해 "민주당 강령에서 변치 않는 것은 서민과 중산층,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는) 헌정질서를 강조하는 것이고 그게 보수파 아니냐. 민주당은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보수파라고 저는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이 대표의 대표 '브랜드 정책'인 억강부약·대동세상·기본사회 등이 철회 또는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몸이 아픈 자녀가 있으면 부모가 '쉬면서 공부해라' 이렇게 얘기를 해야 하지만 내일이 시험이라면 조심스럽게라도 '공부 좀 해야 되지 않겠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옛날에는 무슨 말 했다. (그러니) 그 말만 해야 되고 다른 말은 하면 안 돼'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경제 상태가 진짜 안 좋다"며 "민생부문도 손님이 없고, 맨 위에 있었던 수출 대기업들도 성한 게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민주당이 최근 들어 성장을 자꾸 얘기하는 것은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대선이 열릴 경우 '기본사회' 등의 정책은 후순위로 조정되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정책에는 먼저 해야 될 우선순위가 다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이 벌어지면 온 국민이 다 힘을 합쳐 전쟁을 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시인하는 취지로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은 한편 개헌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에서 주장한 내용들이 제일 많을 것이고 개헌도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국민개헌을 준비했다. 준비된 상태로만 말하자면 민주당만큼 준비돼 있는 세력은 아무 데도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 개헌을 말하면 탄핵과 섞여버려서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죽도 밥도 안 되고 보랏빛이 돼버린다. 지금은 탄핵에 조금 더 집중해야 될 때라는 점에서 자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헌 논의의 적기가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탄핵이 끝나고 대선을 마치면, 혹은 대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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