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 정국 상황에 대해 "지금 정부가 한참 일할 때인데, (대통령) 임기 반을 지나서 지금 한창 궤도에 올라 일을 할 때인데 국가적으로 얼마나 손실이냐"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7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소추로 직무가 정지돼 있는 상태가 국익에 미치는 손실을 지적한 것으로, 일견 야당의 탄핵소추를 비판한 취지로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요즘 당이 정말 내가 볼 때 우리 보수정당이 생긴 이후에 가장 어려울 때 같다"며 "힘을 모아야 한다. 힘을 모으면 소수라도 다 해나갈 수 있다"고 여당에 당부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잘 명심하겠다", "당이 잘 단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반도체특별법 관련 입법 상황에 대해서도 "지금 첨단 반도체 사업은 기업 단독으로 하는 곳이 없다. 온 세계가 반도체는 정부가 지원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도 정부 정책 때문에 지금 한계가 왔다"고 언급했다.
특히 주52시간제 예외 부분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그 얘기를 들으며 기가 막혔다"면서 "21세기에는 신산업이 막 나오지 않느냐. 나올 때는 시간제한이 없다. 놀 때 놀더라도 밤을 새워서 하는 것"이라고 근로시간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권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께서 정치도 정치이지만 경제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정치 쪽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당이 어려운 입장에서 하나로 뭉쳐 잘 단합해서 어려움을 헤쳐가자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면담에 배석한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한 말씀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다만 이 전 대통령이 최근 여당 지지율이 상승 국면인 데 대해 "그래도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당 지지율이 회복돼서, 단결하면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 대변인은 또 "(이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여러 정책을 내놔서 경험 있는 분이 (정부에) 있었으면 좋겠다. 한덕수 총리가 빨리 복귀해서 대미 관계를 지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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