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부하들에게 국회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으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던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해외 파견을 신청한 가운데, 육군은 군 차원에서 이를 종용했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4일 배석진 육군 공보과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김현태 단장이 파키스탄 참모지휘대학에 지원했냐는 질문에 "공정한 선발 여건 보장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서 설명드리기는 제한이 된다"고 답했다. 육군본부에서 지원을 독려했냐는 질문에 배 공보과장은 "육군본부에서 종용을 했다, 그런 언급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단장 측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6월 이후 갈 수 있는 파병부대장 자리가 남수단 한 곳이 남아있어 지원했으나 현재 피의자 신분이라 제외됐다며, 이후 육군본부로부터 파키스탄 지휘참모대학에 지원해보라는 연락이 와서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단장이 피의자 신분인데도 파키스탄 지휘참모대학에 지원하는 데는 신분상 문제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배 공보과장은 "지원하는 데는 제한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단장은 입장문에서 해외에 나갈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번 사건(12·3 비상계엄)으로 제가 군 생활을 조금 더 하게 되더라도 진급과는 무관한 한직으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직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좀 떠나있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지금 기소, 불기소 기로에 있고, 설사 불기소되더라도 군내 징계가 있을 수 있으며, 현재 진급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국내에서 지내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서 잠시 해외에 나가 있으려고 하는 것뿐이다. 이 또한 가능성이 높지 않고, 4월 말 심의라고 하니 조금 기대만 해보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단장이 성일종 국방위원장에게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인사청탁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데 대해 김 단장은 "해외파병부대장은 이미 추천에서 누락됐는데 무슨 청탁을 하느냐"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나 청탁으로 공격하시는 박선원 의원님이 원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단장은 지난 6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이 부여받은 '봉쇄' 의미는 국회의원 출입을 막으라는 게 아니라 매뉴얼에 따라 테러리스트 등 적대적 위협 세력이 국회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라는 개념이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하며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또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지시를 받았으나, '150명'이 국회의원을 뜻하는 것인지는 계엄 사태가 끝난 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증언해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출입 등을 막을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SBS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707 특수임무단 지휘부가 모두 참여한 'NEW 707'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내용을 보도했는데, 방송에 따르면 김 단장은 당일 오후 11시 46분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진입 차단 막고"라는 언급을 연이어 한 것으로 드러나, 헌재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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