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나'가 한반도에 있었다는 망상을 버렸으면 합니다."
김해 여여정사 주지 도명스님이 <비문전쟁>이라는 책을 내면서 한 말이다.
도명스님은 "임나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임나일본부’로 연상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서 가야시대 초기 역사가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도명스님은 또 "가야불교를 연구하려면 모체인 가야사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게 임나이다. 임나 문제는 한일 역사학계의 뜨거운 감자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나에 대한 우리나라의 세 기록 가운데 첫번째 기록인 광개토태왕릉비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명스님은 "임나에 대한 문헌 기록은 위진 남북조 시대 남조의 송(宋, 420~479)에 대한 기록인 송서(宋書)와 당나라 시대 재상인 두우가 찬술한 한원(漢苑)의 중국 기록 그리고 서기 720년에 편찬된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의 일본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도명스님은 "임나 문제를 거론할 때면 언제나 이 능비를 우선해 주목한다"며 "많은 사람이 사라진 비문의 진실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역사는 엄중하다"는 도명스님은 "강단에서 일제의 학풍을 이어오는 학자를 '식민사학자'라고 한다. 식민사학 극복을 위한 학계의 노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경제·언론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박고 있는 그 후예들에 의해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은 배척당해 왔다"고 말했다.
도명스님은 "현 역사학계의 고질적인 병폐는 일제의 식민사관을 계승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과거 일제가 행한 나쁜 악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도 했다.
여여정사 도명스님은 "역사는 숨은 진실을 보여주었고 그 결과물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책에서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도 밝혔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부분적인 결함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분의 문제를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즉 거대 담론의 시각에서 역사의 진실과 그 흐름을 파악해야지 진실은 뒷전이고 약점 잡기 식의 치졸한 자세로 역사를 연구해서는 안 되는다는 뜻이다.
한편 도명 스님의 <비문전쟁> 책 출판기념회는 3월 3일 오후 3시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에서 열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