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태백산눈축제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를 꾀하면서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10일간 열렸지만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7일 태백시문화재단에 따르면 ‘2025 태백 겨울 축제’로 명칭까지 변경하며 지난 16일 종료된 이번 축제는 지역 상생 축제로 거듭나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프로그램과 축제장 분산 운영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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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국립공원에는 국제 눈조각 경연대회 작품 11점, 눈썰매, 동계 스포츠 종목 체험, 대형 에어돔을 설치해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는 자평이다.
또, 새롭게 황지연못에 꾸려진 행사장에는 버블쇼, 마술쇼와 같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버스킹 공연, 캐치! 티니핑 체험존 등이 운영됐으며 야간에는 별빛 페스타로 각종 야간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처럼 태백시문화재단의 자화자찬과 달리 지역 상인과 관광객들은 올해 눈축제는 예년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태백산국립공원에 따르면 축제기간 동안 태백산 탐방객은 2만 7868명으로, 하루 평균 2786명에 불과했다. 황지연못을 포함해도 10만명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예년의 50만~60만 명이 찾던 때와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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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눈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겨울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올해 방문객 수 급감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태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준비 부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행사 전부터 재단 사무국장의 잦은 교체로 인해 축제의 일관성과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타당성 논란도 불거졌다. 행사 기획과 운영을 맡은 업체의 선정이 적격 심사 대신 협상에 의한 계약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축제의 핵심 요소인 눈 조각과 이벤트의 질이 예년보다 훨씬 떨어졌다는 방문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홍보의 부실함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태백산눈축제를 앞두고 홍보가 지연되면서 많은 잠재적 방문객이 축제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 온라인 마케팅과 SNS 홍보가 부족했고, 기존의 관광 패키지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도 미흡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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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보 시의원은 “축제 대행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되면서 부실축제가 예고됐다”며 “적격심사는 컬리티가 높고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골상가의 시민 A씨는 “13억 원의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를 정도로 축제가 초라한 느낌”이라며 “정작 눈 조각은 몇 개 없고, 콘텐츠도 부실하다면 이미지 실추로 내년 눈축제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눈축제에서는 불과 12개의 눈조각만이 전시됐다. 과거보다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은 물론, 수준 역시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태백시는 눈 조각 외에도 ‘캐치, 티니핑’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황지자유시장 상인 B씨는 “축제가 열리면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올해는 너무 한산한 편”이라며 “장성광업소 폐광이후 상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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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태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태백산 눈축제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과 다양한 변화 모색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만큼 잘된 부분은 확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태백의 겨울축제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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