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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最古' 익산시 황등제… '역사문화공원' 조성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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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最古' 익산시 황등제… '역사문화공원' 조성 어디까지 왔나?

익산시 올 4월부터 추가 발굴조사 연내 1차 정비

전북 익산시의 황등제는 김제 벽골제와 고부 눌제 등과 함께 호남의 3대 제언(堤堰)이다.

'제언'의 사전적 의미는 발전이나 수리(水利) 따위의 목적으로 강이나 바닷물을 막아 두기 위하여 쌓은 둑을 말한다.

일설에 따르면 '호남과 호서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던 황등제는 비록 축조 기록은 없지만 자연과학 분석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인 BC 5세기에서 BC 3세기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1924년에 제작된 한반도 지도에 황등제(당시 이름 요교제)의 모습이 명확하게 보인다. 황등제 왼쪽으로 지나는 호남선 철길과 함께 사진 하단부가 현재의 익산시가지 북부에 해당한다. ⓒ

▲익산시의 '황등호 역사문화공원' 조감도 ⓒ익산시

이 연대는 국내에서 가장 처음 축조된 제방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

익산시가 발굴조사 확인을 통해 황등호의 제방을 보존 정비하는 '익산 황등호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고도(古都) 익산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해 역사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최고(最古)의 농경문화 자산으로 활등제를 활용하자는 취지이다.

정비계획 수립과 향후 계획

익산 황등제의 성격과 실체 확인 기초학술조사는 전북자치도의 싱크탱크인 '전북연구원'이 지난 2019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관련 용역을 추진하며 본격화했다.

2020년 5월부터 황등제 제방에 대한 시·발굴 조사가 약 11개월 가량 진행됐고 2021년 7월 15일 익산 황등제 향토유산으로 지정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제방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학술심포지엄도 2021년 말미에 열렸다. 이른 과정을 토대로 익산시는 2023년 2월 '익산 황등제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해 같은 해 말에 최종 결과물을 손에 쥐었다.

당시 용역 최종보고서는 과업 개요와 일반 환경, 실측조사 등 현황조사, 정비 여건 분석 등 계획의 기본구상과 법률 검토 등을 세심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익산 황등제'는 역사적 가치 외에 건축사적 가치도 인정받는다. 호남평야의 수자원 개발 사업이 이미 서기 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아 제방 축조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또 유수에 의해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부엽공법이 이용된 최초의 유적이라는 점과 제방이 토괴를 이용해 축조됐는데 이는 마한 분구묘 축조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엽공법'은 연약 지반에 제방이나 성을 축조할 때 흙을 쌓기 전이나 하던 중에 초본류나 나뭇가지, 식물섬유를 엮어서 만든 편물이나 삼나무 껍질 등을 일종의 보강재로 사용하는 토목공법을 말한다.

익산시는 올해부터 현존 제방의 보존 정비를 추진하고 2026년부터 정비계획에 따른 토지매입과 발굴조사에 착수한다는 향후 계획이다.

▲익산시 황등면 '황등호' 추정 항공사진 ⓒ익산시

올해 3월까지 도로관리과 제설장비와 야적장을 이전하고 4월부터 3개월 동안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유구 보존과 1차 정비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마한문화의 정체성 확보

황등제는 익산시 마한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농경문화 자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상징성을 부여하기에는 황등제 제방과 주변시설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익산시는 황등제 제방의 토지매입을 통해 복원을 정비하는 한편 전시관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구비하는 등 '황등호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추진해 역사적 가치를 유지·전승한다는 방침이다.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1740 일원의 황등제 종합정비는 오는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2단계에 걸쳐 7만300㎡를 정비하게 된다. 발굴조사와 고증연구, 토지 매입, 편의시설 조성, 국도 23호선 이설 등이 큰 그림을 그려 나갈 스케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이 지난 2019년에 발굴조사에 나선 결과 제방의 잔존 높이 약 4.9m에 잔존 너비 약 22m를 확인한 바 있다.

기저부는 흑회색점토(뻘)층이었고 뻘층 위에 물이 통과하지 않는 불투성점토를 흙덩이 형태로 교차해서 쌓았고 부엽(나무잎과 풀등)을 깔고 다진 흔적을 확인했다.

또 조사과정에 시료를 채취해 3개 기관에 '절대연대' 측정을 의뢰한 결과 목재와 부엽층은 BC 5세기~3세기로 측정되어 황등제의 축조 시기가 기원전 4세기경(청동기시대)으로 추정된다는 결과치가 나왔다.

기원전 4세기 황등제 주변에 분포한 유적은 청동기시대 송국리문화와 관련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저수지로 볼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익산시 용역 최종보고서는 '황등제 종합정비'의 기대효과로 21세기가 원하는 '영혼의 쉼' 공간을 조성한다면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헌상에 황등제 등의 명칭이 사용된 고지도 ⓒ익산시

경제적 측면에서도 녹색성장이라는 생태와 환경은 물론 성장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포괄할 수 있고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제방걷기나 역사인식 제고 등의 프로그램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첨언이다.

보고서는 "황등제 복원·정비의 핵심은 지친 영혼이 쉴 수 있는 지향점을 찾아 전략적으롤 준비해야 한다"며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역발전에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학술적 조사를 통한 황등제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정립이 선결 요건이며 이를 해결한 후 황등제에 대한 인식과 역사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익산 황등호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익산시의 사업 추진은 사실상 올해가 원년이라 할 수 있어 향후 어떻게 정밀하게 진행해 나갈지 일반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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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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