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단장은 "증인은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된 이후인) 00시 31분경부터 01시 사이에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서 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정형식 재판관 질문에 "00시 45분 어간인데 그렇게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답했다.
조 단장은 정 재판관이 "정확하게 워딩이 '본청 안으로 들어가라.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이렇게 했다는 말인가"라고 확인하자, 조 단장은 "그렇다, '내부로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조 단장은 정 재판관이 "그건 증인의 해석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니고 이 전 사령관의 지시 사항인 건가"라고 하자, "네. 그렇다"고 강조했다.
조 단장은 정 재판관이 "이 전 사령관이 '의원들을 끌어내라' 지시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 단장은 "솔직히 당시에는 잘 이해를 못했다. 그랬기 때문에 당황한 상태였"다며 "그 임무를 부여받고 나서 한 5~10분 후 (이 전 사령관에게) 다시 전화했다. 전화해서 '이거 우리는 할 수 있는 역할도 아니고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전사령관하고 소통하고 한번 재검토를 해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조 단장은 이후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너희는 들어갈 필요가 없다. 이미 특전사가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있으니 너희는 외부에서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외부 지원'의 의미로 조 단장은 길을 터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련한 정 재판관 질문에 "본인이(이 전 사령관이) 외부에서 의원을, 특전사(가) 들어간 인원들을 끌어내면, 거기 사람들이 밀집돼 있었지 않나. 거기에 통로를 형성해 주거나 그런 역할을 말했다"고 답했다.
조 단장은 "그 이후 저희에게 별도로 부여된 임무는 없었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 특전사 인원들이 어떠한 조치를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조 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례적이었고 그 임무가,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작전을 하면 목적이 분명해야 되는데 (이 전 사령관은) 단편적 과업만 줬다"고 설명했다.
또 "그것이(이 전 사령관이 준 그 과업이) 평상시에 고민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임무"였다며 "국회를 통제하는 문제도 그렇고 또 의원을 끌어내라는 과업도 그렇고, 그것을 들었던 군인 누구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와 관련해 형사 재판 등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6일 6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인) 00시 30분경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국회 문을 빨리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단장은 이 전 사령관의 '끌어내라' 지시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내려온 지시라는 말은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또 "사령관 특성이 상부의 지시들을 그대로 전파하거나 전달하는 형태의 임무 언급은 잘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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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장은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증인신문 내내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확대해석한 것 아니냐며, 조 단장을 추궁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외부에서 지원해라' '통제해라' 이런 지시를 증인이 엄청 더 확대해서 '의원을 끌고 나오면 본청 입구를 사람들이 막고 있으니 길을 열어줘라' 이렇게 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을 포함한 모든 출입하는 사람을 모두 차단하라'(고) 확대 해석하거나 훨씬 넓은 범위로 지시를 내렸다'고 현장 책임을 조 단장에게 전가하려 했다.
"(당시) 증인도 국회에 가지 못했고 사령관도 국회에 들어가지 못해서 빙빙 도는 상황에서 '통제하라' '끌어내라'(했다는 것이) 앞뒤가 맞는 말이냐"라고 몰아붙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정 재판관이 윤 대통령 대리인 측에 호통을 치는 장면도 나왔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 측에 조 단장 증언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은 아닌 것 같다"며 "답을 그렇게 강요하듯 질문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들은 "(조 단장의) 진술은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목적을 가진 허위 진술이라고밖에 밖에 볼 수 없다"며 재판부에 "증인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헌재는 "증인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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