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외교부 장관인 조태열 장관이 윤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 등에서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선거 개입 음모론'에 대해 "관련된 것들이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12일 오후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대통령이나 변호인 측의 중국 선거 개입 주장을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의 질의에 "지금 양 국민 간 상호 감정이 악화된 지 꽤 오래됐다"며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또 지난 10일 주한 중국 대사가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두고 '한국 내정 문제를 중국과 연계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명한 일과 관련, 홍 의원이 '외교 채널로는 이런 뜻이 전달되지 않았나'라고 묻자 "비슷한 취지의 우려 표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외교관계에 있어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홍 의원이 지적하자 "잘 관리해야 될 민감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동감을 표했다. '국민을 호도하기 위해 외교를 이용하는 행위는 다시 없어야 되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조 장관은 윤 대통령 측 중국 음모론과 관련한 구체적인 평가는 피했다. 조 장관은 민주당 이병진 의원이 '윤 대통령 담화에서 중국인들의 간첩 활동과 중국산 태양광 시설이 전국의 산림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있다. 장관의 입장은 무엇인가' 묻자 "외교부 장관이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조 장관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선 게 탄핵의 본질'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답변드릴 수 없다"고만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시진핑 주석 접견과 한중관계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나왔다. 조 장관은 우 의장의 시 주석 접견과 관련 "상세한 논의가 있었고 또 평소보다 시 주석께서 여러 가지 깊이 있는 말씀을 나눈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우 의장과의 접견 이후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여를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중국이 시 주석의 APEC 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그동안 '시사'만 해왔는데, 시 주석 본인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조 장관은 말했다.
조 장관은 또 미국 트럼프 신 행정부와의 관계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 김건 의원 등이 '코리아 패싱' 우려를 언급하자 "(북핵 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데 한미 간의 완전한 공감대가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리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지금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는 것을 알지만, 여러분들께서 걱정하시는 것처럼 한미동맹에 문제는 없고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통상 문제와 관련한 답변에서 "사실 '대행 체제'가 갖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을 번다는 측면에서 저희에게 기회의 측면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일각에서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것이 낫다'는 평가를 하는 분들도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우리 국내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유예 기간을 준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잘 활용해야 된다는 인식 하에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통화도 지금 시간을 조율 중"이라며 "만약 통화가 성사된다면 그런 개괄적인 논의가 정상 레벨에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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