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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44년 태백시, ‘파산도시’ 일본 유바리시 실패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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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44년 태백시, ‘파산도시’ 일본 유바리시 실패 따라가나?

오투리조트 등 각종 사업실패, 대체산업 유치 미흡

전국 유일의 탄광도시로 출범했던 태백시가 개청 44년 만에 소멸위험도시로 전락하면서 일본 유바리시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히는 유바리시처럼 태백시도 탄광도시의 명성을 잃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대체산업들이 줄줄이 실패한 것은 물론 대체산업 유치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10일 태백역 앞에 설치된 영월~삼척 고속도로 예비 타당성 통과 축하 현수막. ⓒ프레시안

1960년대 12만의 인구를 자랑하던 일본 유바리시는 2024년 말 기준 6,107명으로 줄어들었고, 태백 역시 각종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10일 태백시에 따르면 1981년 7월 1일 인구 11만 4095명의 전국 유일 광도(鑛都)로 출범한 태백시는 국내 석탄산업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리다가 지난해 마지막 탄광인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면서 3만 7875명으로 급감했다. 개청당시보다 70%의 인구가 감소했다.

탄광의 급속한 쇠퇴와 함께 도시의 기반은 빠르게 무너졌고, 2024년 6월 장성광업소의 폐광을 기점으로 도시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졌다.

폐광 이후 대체산업을 유치하려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태백은 도시 공동화와 지역 경제의 악순환에 빠진 상태다.

태백시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1만 1813명)가 전체의 31%를 넘으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는 노동력 부족과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를 불러와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폐광으로 인해 지역 경제 기반이 약화되면서 상권과 생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날로 심화되는 상황이다. 폐광 이직자와 진폐환자의 수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6월 말 폐광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갱구 입구. ⓒ프레시안

특히 태백시는 폐광 이후 관광레저도시로 전환을 꾀하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으나 대다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며 시민들의 실망은 커지고 있다.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4400억원을 투자해 2008년 개장한 오투리조트는 유동성 위기와 경영 악화로 태백시가 ‘재정위기’ 지자체로 몰렸고 결국 800억원에 헐값 매각했다.

아울러 2012년 국내 최고 수준의 안전체험테마파크(2100억원 투자)라고 자랑하며 개장한 365세이프타운은 오투리조트와 마찬가지로 개장과 동시에 태백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밖에 150억 원 넘게 투자한 탄광역사촌을 비롯해, 태백산 민박촌, 고생대자연사박물관 등 대부분의 사업들 역시 방문객 부족으로 사실상 애물단지 수준이다.

이 같은 실패 사례들은 유바리시의 파산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유바리시는 관광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으나 실패하고,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태백시는 신재생에너지, 티타늄 광산개발 등 대체산업 유치에 나섰으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면서 청년층을 비롯한 인구의 외부 유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

▲태백시 철암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 모습. ⓒ프레시안

대체산업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구 유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백시는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과 38번 국도 제천~삼척 구간 확정 같은 대규모 사업을 큰 성과로 홍보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의 완공 시점은 각각 2032년과 2035년 말로 예정돼 있다.

당장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기대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상호 태백시장은 시의회와의 불통 논란에 휘말려 지역 현안 해결에 필요한 협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시체육회를 중심으로 하는 체육계 내 갈등도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며 행정적 신뢰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불통 행정은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혁신적 정책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원 A씨는 “태백시는 현재 절대절명의 상황임에도 화합과 발전적인 비전을 찾기보다 불통과 생색내기에 치중하면서 시민들의 실망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지역발전과 생존을 위해 각성과 분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태백의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라며 “석탄도시에서 무탄소 청정에너지도시로 대전환 시키기 위한 제1차 태백경제 개발 5개년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태백시 철암동 고터실산업단지는 2026년 완공 예정이지만 출발부터 특정업체 하도급 특혜의혹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프레시안

이를 위해 ▲권역별 미래발전 계획 수립 ▲미래자원 클러스터 조성 ▲연구용 지하연구 시설 산업단지 조성 ▲산림목재 클러스터 지구 조성 ▲경석산업도시 계획 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월 태백지역의 신생아 출생은 7명에 그쳤으나 사망 38명, 전입(293명)보다 태백을 빠져나간 전출(323명)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12월에 비해 6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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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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