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권력을 끌어내리면 그 다음에 당신들 민주당은 과연 이 나라 미래를 우리가 만족할 정도로 희망스럽게 끌어갈 수 있을까? 그 의심을 한다"며 "(국민들은) '촛불혁명 때 우리 국민들이 그 한겨울에 아이들 손잡고 힘겹게 싸워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는데 그 결과가 뭐냐, 그 후에 나의 삶은 뭐가 바뀌었냐. 이 사회는 얼마나 변했냐'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다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질문Q' 출범식 격려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부진한 배경에 대한 진단을, 지난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정권의 개혁이 미진한 결과로 본 셈이다.
이 대표는 "심지어 '누구 좋으라고'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라며 "왜 그럴까? 민주당에 약간의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경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제가 탄핵 의결이 되는 날 이 점을 사과드렸지 않나.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 색깔만 바뀌었지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내 삶도 바뀌지 않았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고 하더라"며 "국민이 직접 지배하는 나라로 최대한 바꿔야 한다. 직접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어야 된다. 국민의 집단지성이 정치를 실제로 만들어 갈 수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지금부터는 희망이 있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중에서 제일 큰 책임은 우리한테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책임이 저한테 있다. 함께 노력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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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친명 주류를 겨냥한 친문계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은 이 대표이고,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지난 몇 년 동안 비판의 말을 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을 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 안팎에서 비명계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당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시민 작가가 최근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한 데 대해 고 의원은 "민주당이 오래전부터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받아쳤다.
그는 당내 비판이 불가능한 환경을 '입틀막'이라고 표현하며 "'입틀막' 현상이 우리 당 안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명비어천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면 그것을 다 잘라버리고 손가락질한다면 어떻게 비판을 할 수 있겠나"라고 작심 비판했다.
고 의원은 "윤 대통령 옆에 있는 사람들이 '윤비어천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굉장히 우려했고, 결국 이런 지경까지 왔다"며 "이 대표가 윤 대통령만큼 폭압적이거나 폭력적이진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 현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김경수 전 지사라든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페이스북 댓글을 한번 들어가서 보면 초등학생 아이가 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병행해야 할 것은 이런 증오와 혐오의 사회를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가, 국민의힘 민주당 할 것 없이 정치 선후배 모두 다 머리를 싸매고 토론하고 결론을 내려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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