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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가덕도신공항, 우리는 이런 사회를 지속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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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가덕도신공항, 우리는 이런 사회를 지속해도 되나?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경제성장 중심 넘어 새로운 세상 만드는 싸움

2024년 12월 22일 가덕도가 보이는 아미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저 가덕도 만이 아니었다.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과 모래톱을 거처로 삼고있는 철새들, 고니, 도요, 가마우지를 비롯한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고있는 생명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 곳은 오랫동안 지켜져온 생명들의 터전이다.

그동안 글로만 읽어왔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을 단독의 사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미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섬이었고 단순히 독립된 사건이 아니었다.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를 오랫동안 개발해온 생태학살의 흐름 속에 있었다. 그동안 낙동강 하구는 경제발전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개발 사업이 진행되어왔다. 습지였던 곳을 간척해 산업공단을 만들고, 최대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는 시멘트로 덮어 인간만을 위한 공원을 만들었다. 바다뷰, 철새뷰를 위해 아파트를 지었다.

이미 오랫동안 무수한 생명들이 살고있던 터전을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매립해오고 있었다. 가덕도는 그동안 자행되어온 생태학살의 연장에 위치해 있을 뿐이었다. 지금까지 경제 개발을 국가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잡고 달려왔다.

▲ 아미산에서 바라보는 낙동강하구와 가덕도 풍경. ⓒ습지와새들의친구

기후위기와 경제성장

기후위기가 울린 경종은 GDP를 국가 지표로 두고 경제발전을 목표로 삼는 것이 대멸종을 향해 가는 것임을 드러냈다. 1850년대에 시작된 산업화 이후로 성장이라는 대명제 앞에 생태계를 파괴하고 비인간 동물들을 학살하는 동안 기후위기는 폭염, 산불, 폭우 등의 재난의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195개국의 과학자, 정책결정자들이 참여하여 발표한 IPCC 6차 보고서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를 넘지 않아야하고, 2도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1.5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매년 초에 전년도의 지구 평균 기온을 발표한다. 2023년 7월 부터 월평균 기온이 1.5도를 넘기더니 2024년 연평균 기온이 1.5도를 넘은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과학자들은 2030년에 1.5도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6년이나 빠른 2024년에 도달했다.

과학자들은 여섯번째 대멸종을 2100년으로 가정했지만 대멸종까지 가지 않더라도 폭염에 쓰러지는 농민과 노동자, 기후재난에 취약한 주거 약자들은 이미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개발과 남획으로인해 서식지를 빼앗기고 밀려나는 야생동물들과 물살이들, 공장식 축사가 아닌 곳에서는 삶을 허락받지 못한 가축들은 이미 대멸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멸종은 멀리 2100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 되고 있다.

성서의 맘몬과 경제성장

기독교의 성서에서는 영적인 타락 중 하나로 ‘맘몬’숭배를 등장 시킨다. ‘맘몬’은 돈이다. 돈이 사회의 가장 우선되는 가치가 되었을 때 우리는 다른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돈을 더 많이 갖기 위해 가난한자들과 약한 자들을 위한 목소리는 지워지고 불평등과 자본가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경제를 살린다며 사람이 사는 곳에 송전탑이 세워지고, 케이블카가 세워지고, 골프장이 들어서고, 발전소가 세워지고, 강을 막아 죽이고, 공항이 들어선다. 민생을 이야기하는 정책들에 민생은 없고 대기업 중심의 산업 지원만 존재한다.

경제발전을 위해 가덕도의 주민들이 쫓겨난다. 가덕도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생명들이 삶터와 함께 폭파된다. 기억하고 보존해야할 유적지가 사라져버린다. 이 모든 일이 경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모여 여섯번째 대멸종은 멈출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재난으로 돌아오는 경제성장

경제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한 결과는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난으로 다가온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은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하고 지은 공항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철새 도래지임에도 불구하고 새들의 터전에 무리하게 공항을 지은 결과 인간에게도 큰 재난으로 돌아왔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 또한 야생동물을 남획하며 서식지를 침범한 결과였다. 그로인해 전세계 약 3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3만5000명이 사망했다.

인간이 가축동물을 더 많이 먹기 위해 축사와 가축동물의 사료 재배를 위해 전세계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던 아마존 산림은 이미 2021년에 탄소배출원 이 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저인망 어업은 해양생물 뿐만 아니라 서식처마저 파괴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가 기하급수적으로 파괴되고 있다. 인간의 경제발전에 대한 욕망 때문에 비인간 동물들의 생명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것을 기후위기 라는 재난으로 돌려받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집이 불타는 줄도 모르고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기름을 계속 붓고 있다.

경제발전만 남은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맘몬에 물든 사회는 세대를 거듭할 수록 불평등과 재난이 심화된다. 12월 3일 계엄 이후로 광장에서는 그동안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폭력의 삶을 경험하던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적어도 더이상 성장과 자본을 위해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 소외되고 생명이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무참히 지워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양극화 현상은 상대적 빈곤과 불안을 마주하는 사회로 이어진다. 비교하고 과시하게 만드는 기업의 마케팅과 SNS는 그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다.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빈곤과 불안은 경제성장이란 이름으로 파괴하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눈감게 한다.

정말 경제성장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덕도 신공항은 총 공사비 15조4000억원 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된다. 이 사업을 통해 수혜를 보는 것은 건설사이고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미미하다. 기후위기로 더 자주 강한 태풍과 철새도래지에 위치해 생명을 위협하는 공항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회를 지속해도 괜찮은것일까?

가덕도 투쟁은 비인간 존재들과 공생하는 사회를 위한 싸움이다. 우리가 정해놓은 한계 안에 있는 존재들만 안전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가 죽임당하는 존재들의 바로 곁에 있다면 그들의 죽음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느 곳에서 죽음이 일어나도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지탱되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양심을 건드리지 않는 상품으로 죽음이 지워진 형태의 최종 결과물을 받게 된다. 이런 사회에 살아가는 것이 괜찮은 것일까. 우리는 생태계와 비인간 존재들이 함께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어내야한다.

경제성장을 위해 다른 것들은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지워왔던 사회. 그 끝에 가덕도가 있다. 그동안의 착취와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았던 우리는 그 결과를 재난으로 불평등으로 받아오고 있다. 우리가 그러한 일들을 끊어내기 위해서 가장 먼저 멈춰야 하는 것은 바로 생태학살이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례 없이 위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있다. 그것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맞서싸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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