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 10·19연구소(소장 최관호)는 여순사건을 생생히 담은 증언집 '그날, 신혼의 단꿈은 깨지고'(제7권), 잡지 '시선 10·19' 제7호(심미안)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2019년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는 증언집과 잡지는 올해에 이르러 나란히 일곱 권을 채웠다.
연구소에 따르면 증언집 '그날, 신혼의 단꿈은 깨지고'(제7권)는 2018년 이후 순천시와 구례군, 전라남도의 1·2차 용역 사업 이후 지역 내 10·19사건 증언 채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는 판단 아래 연구를 위한 자료 정리의 첫 작업으로 발간됐다.
증언집 1부에는 10·19사건의 여성의 삶에 주목하여 '생명을 품는 존재, 여성의 목소리'를 주제로 지난하고 거친 여성들의 삶(김남순, 김문옥, 김송자, 김화자, 송방자, 송정임, 신현숙, 이순심, 이인순, 정연임, 최병엽, 한상숙, 한잉덕 유족)이, 제2부는 유족 2세대(김수현, 문수현, 박금만, 이형용 유족)들의 삶이 실렸다.
특히 10·19사건 당시 군인에 의해 총상을 입은 어머니 곁에서 6살부터 평생 똥오줌을 받아내며 수발한 딸의 이야기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역할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이 책의 발간을 맡은 정미경 편집위원장은 "10·19사건 당시 희생자들은 대체로 19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 아버지들이었다"며 "이번 증언집 발간 과정에서 여성 희생들도 눈에 띄었는데, 남편으로 인해 고문을 당하고 형무소에 갇혔다가 총살을 당한 경우, 여성이 초등학교도 다니기 힘들었던 시절,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고학력의 여성이 군·경찰의 표적이 되어 희생당한 경우"라고 여성 희생자들을 조명했다.
이 책은 그 희생자들뿐만 아니라 국가폭력으로 인해 한 집안의 가장인 남성을 잃고 딸과 어머니와 할머니(며느리, 시어머니, 시할머니) 등 여인 3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연구소가 펴낸 10·19 전문잡지 '시선 10·19'(제7호)는 '지금까지의 과거사 위원회 등의 역할과 과오를 분석해 여순사건위원회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로 '여순사건위원회의 재정립을 위한 경험적 제안'을 특별기획으로 다뤘다.
이 기획에는 이호영의 '과거사 및 인권기구의 민주적 구성을 위한 제안', 여경수의 '제주 4·3특별법의 현재와 과거', 이용인의 '국가범죄와 손해배상', 마지막으로 오하린·정미경의 유족 인터뷰 '내 아버지 송욱 교장은 멋쟁이 시인이었어'가 실렸다.
송순기 여사는 10·19사건 당시 여수여중 교장이었던 아버지 송욱이 연사로 초청되었다는 선전 벽보가 붙은 뒤, 좌익 동조자로 몰려 진압군 사령부(제5연대와 경찰사령부, 군기대)에 의해 체포되고, 오동도에 감금되었다가 광주로 이송, 광주 반도호텔에 감금된 후 행방불명된 과정과 이후 어머니, 남동생과 삶아온 삶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이 밖에도 시선 '10·19가 만남 사람'에서는 '피아골'을 통해 10·19를 조명한 소설가 문순태를 만나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문화 탐방'에는 강경아 시인, 송병삼 10·19연구소 연구원의 글이, '10·19사건과 문학'에서는 김영란·남길순·성미영·오하린의 시, 정미경의 소설, 조은숙의 평론을 선보인다.
최관호 10·19연구소 소장은 "10·19사건은 대한민국의 학살이고, 10·19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증언집은 이 학살의 역사를 기록하고, 피해자들은 한을 달랜다"며 "꾸준히 작업하고 발행하면서 피해자들과 같이 하고자한다"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