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김관영 전북지사가 6일 익산시를 연두 방문한 자리에서 도의 '전주~광주선 철도 구축 계획'과 관련해 "지역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자치도가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전주~김제~광주선 철도'를 포함해 달라고 건의한 것이 익산시민들을 화들짝 놀라게 한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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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자치도가 호남 철도 교통의 중심지인 익산을 뒤로 한 채 전라도 중심도시 간 철도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동시간을 단축한다며 '전주~광주간 철도'를 국토부에 적극 건의한 것이다.
전북도는 당시 "전주~김제간 단선 노선을 깔면 전주와 광주 등 전라도 중심도시 연결을 39분 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용균 익산애향본부장은 이날 김관영 지사의 익산 연두 방문에서 "전북도가 전주~김제~광주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넣어달라고 지난해 건의했다"며 "이는 익산역의 수요 감소와 지역 쇠퇴로 이어져 호남의 철도교통 관문인 익산역을 고사시키려는 구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제2의 전북혁신역 신설 사태와 같이 지역주민과 지자체간 대립과 반목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악몽이 재현될까 상당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북도가 '전주~광주선 철도' 외에 '전주~울산선 철도'까지 국토부에 건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북의 철도 중심지인 '익산역'을 고사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까지 나오며 지역사회의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44㎞의 전주~울산선은 이차전지 첨단산업의 거점인 새만금과 울산의 연결성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취지로 국토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민들은 "철도 중심지인 익산을 뒤로 한 채 7건 중에서 전주를 기점으로 하는 2건을 한꺼번에 건의한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놓았다.
50대의 한 시민은 "각 시·군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지역발전 전략을 짜야 할 마당에 철도 중심지를 놓고 굳이 전주를 기점으로 하는 2개의 굵직한 철도를 추진하겠다는 심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익산역 수요 감소 등을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과거 제2의 '전북혁신역 신설' 논란을 상기시키며 지역민들의 가슴이 철렁한 것 같다"며 "전북철도 중심역 이전 등의 아픈 기억과 맞물려 혹시 모를 우려를 경계하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상황이 다른 쪽으로 치닫자 이날 행사에서 김관영 지사가 당초 취지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전주와 김제를 연결하는 노선은 오랫동안 논의가 돼 왔다"며 "익산~정읍~광주송정 노선은 KTX로 연결이 되는데 전주와 광주를 오가기 위해서는 익산을 거치는 등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옛 철도 노선을 활용한다면 편의성을 제고하고 추가 수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이라고 조기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전북권 광역전철망 구축에 대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후 "익산시와 신속히 협의를 해서 후속 절차를 밟아 나가고 반드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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