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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대선 출마 선언에 지역민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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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영록 전남지사 대선 출마 선언에 지역민 생각은?

뚜렷한 비전 없이 '호남 주자론' 재탕…3선 위한 몸집불리기 '평가 절하'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대선 후보군에 거론되지 않는 김 지사의 이번 갑작스런 대권 도전에 '의외'라는 시선과 함께 이렇다 할 비전없이 또 다시 '호남 주자론'을 내세우는 그에 대해 식상하다는 지적이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 3일 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방문,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진 후 국회 출입 광주·전남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조기 대선 출마의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해야지,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호남을 빼놓고 침체된 정치 체제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주의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며, 정치적 무관심보다는 적극적으로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정치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2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2024년 송년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2024.12.26ⓒ전라남도

◇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맞지만 출마 선언은 아니다"…애매한 입장문

김 지사의 이날 대선 출마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슈가 되자, 전남도는 다음날인 4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의 '김영록 전남지사가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는 보도는 진위가 확대된 것"이라며 "출마 시기는 시국 상황을 보면서 도민 의견을 들어 적절한 시점에 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측은 <프레시안>에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맞지만 출마 선언은 아니다"는 애매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김 지사는 5일 전남도청 출입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선 "위대한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로 잘한 것들을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대한민국 재창조, 대통합 정치를 펴는 게 목표"라고 다시 한번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김영록 지사는 지역 현안 업무로 국회를 자주 다니면서도 국회 출입 지역언론사 기자들하고 만나는 자리는 거의 가지지 않았다.

이번 이례적 '기자단 티 타임'은 그가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치려 의도적으로 마련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면서 대선 출마가 언론에 공개되며 이슈가 되자, 즉각 출마선언을 부정하는 입장문을 내고 그 다음날에는 또 다시 전남도청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야인도 아닌 현재 전남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도백이 대선 출마를 기자들과 차 마시거나 밥 먹으면서 발표할 사안은 아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대권 도전 뜻을 밝히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식상한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도 "호남을 빼놓고 침체한 정치 체제로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호남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주·전남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이라는 큰 뜻에 걸맞는 큰 그림없이 또 다시 '호남팔이'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 대목이다.

◇ 또 다시 '호남팔이'…도민 볼모로 고도의 정치 행위 '비판'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이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선 후보를 밀어준 전례가 없다.

2003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 경선에서 지역민들은 신안 출신 한화갑 후보 대신 노무현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 경선 승리를 이끌고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또한 2017년 대선에서도 경남 출신 문재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곳도 호남이다.

오히려 현역 전남지사들이 지역 표심에 기대 출마했다가 잇따라 낭패를 봤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2012년 현직 단체장 시절, 대선에 출마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사퇴했다.

이낙연 전 전남지사도 2016년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가 두 달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남도의원은 "김영록 지사는 현직 전남지사로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꾸준히 페이스북에 지금 계속 올리고 있다"면서 "그걸 넘어 대권 행보를 시사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2선이나 맡겼던 도민들을 볼모로 고도의 정치 행위를 한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항공 참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그분들에 대한 보상이나 수습책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대권을 도전한다는 것은 도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무안공항 합동분향소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가 김영록 전남지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2025.1.02ⓒ전라남도

◇ 대선 경선 완주 시사하면서 전남지사직은 사퇴 안한다?

결국 김영록 지사의 이번 대권 도전 선언은 전남지사 3선 안착을 위한 몸집 불리기라는 시각이다.

김 지사는 민주당내 대선 경선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도 전남지사직 사퇴는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중도 사퇴하려는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 대권 도전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던지는 유력 후보들과 대조된다.

그만큼 전남지사 3선 도전에 나서는 김영록 지사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전남지사직은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짓는다.

현직이면서 재선인 김 지사는 당내 경선에 나서면 누구보다도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당에서의 경선 배제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동안 사례에 비춰볼 때 민주당은 중앙당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낙점할 여지가 다분하다.

'민주당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 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현실에서 텃밭의 광역단체장 자리를 김 지사가 3선을 하도록 호락호락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는 "김영록 지사의 이번 대선 출마의사 피력에 대해 지역민들의 반응은 굉장히 시니컬하다"며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 전남의대 설립 등 지역현안 하나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이 느닷없이 대선 출마의사를 피력하는 것은 지사직 3선 도전을 위한 몸집 불리기, 존재감 과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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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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