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접견하기로 한 데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당이 대통령하고 한 몸이 돼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의원은 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윤 대통령을 접견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당 대표하고 원내대표가 구치소 접견을 가면서 '개인 차원으로 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무슨 개인이 거기 어디 있나? 당을 대표하는 사람인데"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번에 체포영장 집행할 때 국회의원 40여 명이 한남동 관저에 가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았을 때 지도부가 뭐라고 했나. '그냥 개인 차원이다, 당 지도부는 안 간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당 지도부가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진짜 답답하게 생각하는 게,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에 이르는 이 이슈에 대해서 그동안 너무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들, 전광훈 목사 등과 똑같은 입장을 계속 강화해 왔다(는 것)"라며 "만약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서 대선을 치러야 되면 우리는 탄핵에 당론으로 반대하고, '내란 아니다'라고 막 우기고, '비상계엄 위헌·위법 아니다'라고 주장한 당으로서 대선을 치러야 되는데 그래서 무슨 중도층 마음을 잡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그런데다 지금 당 대표하고 원내대표가 구치소 면회까지 간다고 한다"며 "차라리 가서 윤 대통령한테 '지금 민심이 이렇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자꾸 극우 유튜버들하고 전광훈 목사 말만 듣고 선동하고 이러지 말고…' 그런 이야기를 하러 가면 모르겠는데, 가서 윤 대통령 하는 이야기 실컷 듣고 와서 윤 대통령이 지금 바라는 논리로 계속 가려고 하는 거라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최근 극우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걱정된다. 당에서 제가 제일 걱정이 많다"며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나 극우 유튜버들한테 끌려 다니는 당이 되면 앞으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판판이 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도층 여론을 보면 두려워하고 겁낼 줄 알아야지, 전광훈 목사 집회 가고, 구치소에 당 지도부가 면회 가고, 이런 식으로 윤 대통령과 당의 관계에서 계속 끌려다니고, 더 극우화하고, 부정선거나 주장하고, 이러면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조기 대선 상황을 전제로 "지금 지도부가 하고 있는 이 방향으로 가고, 우리가 윤 대통령하고 밧줄로 꽁꽁 한 몸으로 묶여서 같이 절벽에서 떨어지면 당원·지지층이 바라는 결과와 완전히 반대 결과가 나온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중도·중원에서 싸워서 누가 이기겠느냐"며 "요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잘 나가지 않느냐. (그런데) 김 장관 같은 분 내놓으면 과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저는 끊임없이 개혁보수, 중도 확장을 주장해온 사람"이라며 그는 "당원들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앞으로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한편 당 지도부가 최근 '헌재 때리기'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재판관 개인의 남편이 어떻고, 동생이 어떻고, 또 젊은 시절에 대학 시절에 어땠고, 초임 때 어땠고, 이런 거 가지고 너무 개인 성향에 따라서 (공격)하는 건 저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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